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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장 그들의 학창시절 외전:보는 눈이 없어

이서아는 한 번도 지각이나 조퇴를 한 적이 없었고 공부도 아주 잘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이서아의 조퇴 신청을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선생님은 이서아의 얼굴빛이 많이 안 좋은 것을 발견하고 부모님에게 연락을 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이서아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선생님, 괜찮아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이서아의 어머니는 면허증이 없었고 아버지는 워낙 성질이 급하신 분이라 이서아는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이서아와 임정우의 관계를 알고 있었지만 관여할 마음은 없었다. 이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실권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임정우가 사람을 보내서 데리러 오겠지 하는 생각에 조퇴서에 사인했다. “좀 있으면 비가 내릴 수도 있으니까 밖에 오래 있지 말고 곧장 집으로 가. 만약 내일도 몸이 아프면 연락해.” “알겠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실 이서아는 임정우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이서아는 오늘 임정우에게 시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분도 안 되는 짧은 거리를 굳이 데려다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설사 비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미리 우산을 챙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이서아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위험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바람이 크게 울부짖더니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내렸다. 먹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 때문에 도시 전체가 어둠에 싸여 어두컴컴해졌고 마치 세계가 멸망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서아는 매서운 비바람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녀는 허겁지겁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들었다. 우산을 열자마자 큰바람이 일더니 우산 전체를 뒤집어 놓았고 그러는 탓에 온몸이 흠뻑 젖고 말았다. 이서아는 황급히 우산을 다시 집어 들었지만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휘청거렸다. 이때 멀리서부터 귀를 찌르는듯한 자동차 경적이 울려 퍼지면서 큰 화물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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