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0장 뭔가 해야겠어
이서아는 한수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굳이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코트 주머니에서 손을 빼서 시계를 확인해 보니 4시 20분이었다.
마침 시간마저 죽을 사자라니.
이서아가 한수호에게 말했다.
“진수 씨 말들이 오지성에게는 충격이었겠네요.”
“전에도 말했듯이 오지성은 자존심이 무척 강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더 예민한 법이죠. 진수 씨가 오지성의 자존심을 후벼팔 때 표정이 얼마나 어두운지 봤어요? 오지성은 앞으로 더 미쳐 날뛸 거예요. 두고 봐요. 점점 더 재미있어질 거 같으니까.”
이서아의 담담하면서도 자신 있는 표정을 보고 한수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저녁, 서부도로의 집에서 오지성은 계속 권소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권소혜는 오지성의 전화라면 다 받았는데 지금은 길고 지루한 통화연결음만 들릴 뿐이었다. 권소혜는 전처럼 전화를 끊지도 받지도 않았다.
전의 오지성은 권소혜가 전화를 받지 않아도 견딜 수 있었다. 권소혜에게 연결되는 통화연결음으로도 그녀와의 연결고리라 생각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번 햇볕을 마주한 사람은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가지 못하니까.
권소혜와 며칠간 함께했는데 지금 다시 그녀를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에 오지성은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소혜야, 전화 받아. 소혜야, 전화 받아. 소혜야, 소혜야!”
통화연결음이 끊기자 오지성은 안경을 벗어 책상으로 내리쳤다.
그의 셔츠 단추는 몇 개나 풀어져 있었고 도무지 마음을 진정할 수 없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리고 일어나 부하의 멱살을 잡고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여진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건수를 찾아오라고 했는데 찾았어? 응?”
권소혜는 감정 결벽증이 있어서 오지성이 바람피웠을 때 생각하지도 않고 헤어졌고 여진수가 모델과 호텔로 갔다고 의심했을 때도 바로 이혼을 결심했다.
권소혜는 이미 퍼부은 감정 때문에 헤어짐을 망설이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그녀는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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