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3장 결혼식 날짜

한수호는 더는 봐줄 수가 없어 노정민이 건넨 물잔을 밀어내더니 테이블을 짚고 일어나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어느 정도 식사가 끝난 것 같네. 크리스, 나는 오후에 다른 일이 있으니 이만 일어날게.” 한수호는 이렇게 말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다. 하지만 기침을 멈출 수가 없었던 한수호가 몇 걸음 만에 다시 기침하기 시작했다. 하은영은 그런 한수호가 걱정되었다. 병세가 어느 정도 좋아지고 있었는데 또 재발한 것이다. “대표님, 병원에 모셔다드릴게요.” 한수호가 눈을 감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하은영이 타이르려는데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수호 씨.” 하은영이 고개를 돌려보니 뒤따라 나온 이서아가 보였다. “이서아 씨, 대표님 좀 설득해 주세요. 기침을 이렇게 하는데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우기고 있어요.” 하은영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했다. 한수호는 기침하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눌러 담으며 몸을 돌렸다. 너무 세게 기침해서 그런지 눈시울이 살짝 빨개져 있었다. “병원에 가보라고 타이르는 게 아니라 크리스가 다치지 않게 멀리 떨어지라고 말하려는 거지?” 한수호가 물었다. “알면 됐어요.” 이서아가 그런 한수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먼저 도발한 사람은 크리스라는 생각은 안 들어?” 한수호가 입술을 꽉 앙다물었다. 이서아가 얼른 이렇게 말했다. “그런 사람 아니에요.” 한수호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가슴을 부여잡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정말 임정우를 잘 안다고 생각해? 아직 임정우가 누군지도 모르는 것 같은데?” 이서아는 한수호의 말이 너무 우습다고 생각했다. “내가 모르는 걸 한수호 씨가 알 것 같아요?” “그래. 진짜로 알고 있는 거길 바랄게... 콜록콜록.” 한수호는 결국 기침을 참지 못하고 입을 감싼 채 다시 기침하기 시작했다. 이서아는 한수호의 말에 기분이 잡친 건지 아니면 한수호가 기침하는 것에 기분이 잡쳤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차가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지금 무슨 말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