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6장 너는 나의 와이프

이서아와 김지영이 숲에서 나가자 승부는 이미 가려진 상태였다 유지호가 종점에서 눈썹을 씰룩거리며 물었다. “고설아 씨, 왜 이제 와요. 설마 일부러 져주고 그런 거 아니죠? 승마술이 그렇게 후지진 않은 것 같았는데.” “말이 앞발굽을 놓친다는 말이 있잖아요. 사고가 조금 있었어요.” 이서아가 웃으며 말했다. “유 대표님 얼굴이 좋아 보이는데 유 대표님 팀이 먼저 숲을 가로질렀나 보네요.” “당연하죠.” 유지호는 기분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나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지금까지 모금한 금액은 280억이에요. 이 숫자가 비록 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더 추가할 경우 내가 맞춘 금액이 더 근접하니까 고설아 씨 오늘 2연패에요.” 이서아가 입꼬리를 올렸다. “너무 처절하게 패배했는데? 유 대표님 오늘 저녁에 밥 사야겠어요. 그래야 슬픈 내 마음이 달래질 것 같은데.” 유지호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대회가 끝나고 경품을 나누는 단계가 되었다. 처음 숲을 가로지른 사람이 경품을 고르러 나왔지만 이서아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남자가 곧장 장식장 앞으로 다가가더니 모두의 예상대로 에로스 반지를 집으며 환호했다. 사람들도 일제히 손뼉 치며 축하했다. 이서아가 덤덤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정말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날이 끝날 때까지 모인 금액은 정확하게 300억이었고 유지호가 건 숫자와 딱 들어맞았다. 최근 몇 년간 용산에서 진행한 자선 행사 중에 단번에 이렇게 많은 금액이 모인 건 처음이었다. 이 돈은 모두 ‘날갯짓’ 재단의 계좌로 들어갔고 계좌 비밀번호도 유지호에게 맡겨졌다. 저녁. 이서아와 유지호 그리고 자선 행사에 참석한 다른 대표들이 모여 밥을 먹었다. 자리는 화기애애했고 술도 몇 병 땄다. 식사가 끝나자 이미 저녁 11시가 넘어 있었다. 김지영이 살짝 취기가 올라온 이서아를 데리고 호텔로 향했다. “아가씨, 가서 꿀물 타올게요. 술 좀 깨셔야 할 것 같아요.” 김지영이 카드키로 문을 열며 말했다. 이서아가 손을 내밀어 불을 켰다. 그러자 현관에 놓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