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7장 갖고 싶으면 나를 찾아

유지호가 멈칫하더니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빠른 걸음으로 시즌을 나선 유지호는 입구까지 나가서야 걸음을 멈추더니 주머니에서 사탕을 한 알 꺼내 입에 던져 넣었다. 딱딱한 사탕이었지만 단번에 와그작 씹어 버렸고 부서진 조각이 잇몸을 찔러 살짝 아팠다. 그렇게 한참 찬 바람을 쐬던 유지호가 비서에게 명령했다. “정유리가 왜 여기 있는지 알아봐.” 비서가 되물었다. “여기서 일한 게 우연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누군가 일부러 보낸 것 같다는 말이죠?” 유지호도 멍청하지는 않았기에 차갑게 웃었다. “세상에 이렇게 기막힌 우연이 어디 있어. 무조건 문제 있는 거야.” “네.” … 김지영이 우산을 펴며 차 문을 열었다. 이서아가 차에서 내리자 한수호가 탄 차가 옆에 멈춰 섰다. 한수호의 차는 람보르기니라 우산이 차 문에 있었다.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우산을 씌워줬지만 한수호가 우산을 건네받더니 이서아쪽으로 걸어오며 기침을 두어 번 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채 낫지 않은 감기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한수호는 이서아 바로 앞까지 와서도 계속 기침을 해댔다. 이서아가 말했다. “몸도 안 좋으면서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 이서아는 한수호가 여기까지 쫓아온 게 이서아가 유지호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캐묻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입을 가렸던 손을 내려놓으며 이렇게 물었다. “배고파?” 이서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까 먹었잖아요. 설마 한 대표님은 벌써 소화가 끝난 건가요?” 한수호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식사 내내 목적을 달성하려고 계산기 두드리면서 거짓말하느라 얼마 못 먹었잖아. 호텔 가서 주문할 바에는 그냥 식당 찾아서 먹고 들어가는 게 낫지 않겠어?” 이서아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계산기를 두드렸다고 그래요?” “정유리, 유지호가 만났던 여자잖아. 오늘 거기 나타난 게 과연 우연일까? 나도 안 믿는데 유지호가 믿겠어? 이런 설정은 너무 티가 나잖아.” 한수호가 단번에 까밝혔다. 이서아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