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의미
바로 그 한마디 때문에 이서아는 부모님께 완전히 실망했고 그 뒤로 3년 동안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 전, 문득 생각나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없는 전화번호라는 기계음만이 그녀를 반길 뿐이었다.
그 순간, 이서아는 또 헛웃음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참 독하시다니까. 이렇게 완벽하게 끊어낼 줄이야.’
방금 전 진영자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바로 끊은 이유는 적어도 살아있다는 건 알았으면 됐다는 생각에서였다.
‘앞으로도 그냥 각자 살면 되는 거야.’
“대표님한테 말씀드렸어요. 이 비서님이 맡으시라던데요.”
착잡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온 그녀를 맞이한 건 송지수의 의기양양한 얼굴과 어제 봤던 프로젝트 기획서였다.
“알겠어요.”
솔직히 사무실에 얌전히 앉아 일할 기분도 아니었으므로 바로 기획서와 가방을 챙겨 회사를 나섰다.
등 뒤에서 그녀를 노려보는 김은정의 표독스러운 눈빛이 그대로 느껴졌다.
회사를 나선 그녀는 근처 커피숍에서 자리를 잡았다.
30분 뒤, 프로젝트 상황에 대해 대충 알게 된 이서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필요한 건 진병욱 대표가 보충 계약 조건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하는 것, 그날 거의 반협박으로 받아낸 계약인데 오늘 또다시 마주친다면 십중팔구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것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누군가 그녀의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긴 손가락을 따라 올라간 눈동자에 웃고 있는 신강인의 얼굴이 들어왔다.
“신 교수님이 여긴 무슨 일이세요? 하윤 씨 만나러 오신 거예요?”
파일을 덮으며 일어선 이서아가 말을 이어갔다.
“아, 저번에 사주신 만두요. 사무실 직원들이랑 같이 먹었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했어요.”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살 걸 그랬네요. 부족하진 않았어요?”
“글쎄요? 부족했어도 그렇다고 말 못 하죠. 그건 너무 뻔뻔해 보이잖아요.”
이서아가 농담조로 말했다.
“하하, 그렇네요.”
신강인은 자연스레 자리에 앉았다.
“하윤이 어제 일 때문에 아직도 좀 힘든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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