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8장 제발 살려줘
의사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진수는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가 없어 의사의 멱살을 잡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들어가기 전까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어요. 깨어있었고 내 이름까지 불렀는데 깨어나지 못한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도대체 수술을 어떻게 한 거예요. 왜 이 지경까지 된 거냐고요.”
한수호와 안승원이 이성을 잃은 여진수를 뜯어말렸지만 여진수는 상처받은 야수처럼 미친 듯이 의사에게 달려들어 답을 달라고 말했다.
의사도 억울하긴 마찬가지였다.
“여 대표님, 저희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먼저 가세요.”
안승원이 의사에게 큰 소리로 말하자 의사가 얼른 자리를 빠져나갔다. 여진수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려 했지만 한수호가 여진수의 어깨를 잡아 벽에 밀쳤다.
“정신 차려. 너 지금 이러는 거 울분을 권 변호사한테 토해낸 그 사람이랑 뭐가 달라?”
여진수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여진수가 한수호를 힘껏 밀쳐내더니 아무 말이나 던졌다.
“내 와이프가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잖아. 그런데 어떻게 진정해? 사람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와이프가 죽어도 덤덤하게? 너는 이서아를 사랑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는 소혜 사랑해. 열일곱 살부터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라고.”
한수호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
안승원이 얼른 두 사람 사이로 다가오더니 분위기를 만회하려 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잖아. 용산에서 제일 좋은 의사 선생님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능력에 한계가 있진 않겠어? 내가 잘하는 뇌과 의사를 아는데 가서 데려올게. 진수야. 권 변호사 아직 살아있어. 살아만 있다면 방법은 있을 거야. 심장이 고장 나면 인공 심장으로 바꿀 정도로 의학이 발달했는데 다른 병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이 말에 여진수는 다시 희망으로 불타올랐다. 여진수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무조건 방법이 있을 것이다. 몇 시간 전만 해도 같이 산부인과 검사를 가자고 하던 사람이 이렇게 죽어버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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