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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첩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소인혁과 이서아 쪽으로 쏠렸다. 짙은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이서아는 무척 아름다웠지만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 모습이 마치 정교한 조각상 같았다. 소인혁의 부모님도 사실 이서아를 마음에 들어 했다. 특히 오늘 이서아가 소인혁을 데리고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고 챙기는 모습을 보니 더 호감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소인혁이 장사할 감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아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여자를 찾아주는 게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유일한 흠이 집안이 별로라는 것이었지만 괜찮았다. 오히려 거느리기 좋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회사를 맡겼다가 친정에 죄다 갖다 바칠까 봐 두려웠다. 이렇게 생각한 소인혁의 어머니 이명옥이 이서아의 손을 꼭 잡으며 자애롭게 웃었다. “그래, 그래. 나도 서아 씨가 마음에 든단다.” 이서아가 얼른 손을 뺐다. 이에 이명옥이 적잖게 놀랐다. 이서아가 입을 앙다물더니 냉정하게 말했다. “사모님, 오해하지 마세요. 인혁 씨 장난치는 거예요. 저랑 인혁 씨는 그냥 친구 사이인데 무슨 결혼은 결혼이에요.” 소인혁이 다급하게 이서아를 불렀다. “서아 씨!” 이서아가 전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인혁 씨 정말 오해했어요. 난 그저 인혁 씨를 친구로만 생각했지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전에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부터가 중요하지.” 소인혁은 막무가내였다. “난 상관없어요. 난 서아 씨면 돼요. 나랑 결혼해요. 오늘 내 생일이니까 내가 왕이에요.” 이서아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인혁 씨 이거 억지예요.” 소인혁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억지 부리면 뭐 어때요!” 하지만 소진섭은 속이 깊었다. 이서아는 이미 한씨 가문에서 점 찍어둔 사람이었다. 한수호가 아내로 맞아들이기 싫어한다 해도 첩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재벌 집에 사모님이 많은 건 흔한 일이었다. 여씨 가문만 해도 본처와 첩이 한 지붕 아래 같이 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서아를 뺏어올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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