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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드레스

소인혁은 아버지의 회사로 들어가 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소인혁의 아버지도 이 생일 파티를 빌려 그에게 사업 파트너를 소개해 주려는 것 같았다. 파티에 데리고 갈 여자가 필요한 거라면 널렸을 텐데 이번엔 달랐다. 소인혁이 만나는 여자라면 죄다 모델이 아니면 인플루언서였기에 비즈니스 경험은 적었다. 등장하자마자 창피를 당하는 게 싫은 소인혁은 무조건 이서아를 데려가야만 했다. 이서아가 스타그룹 비서 실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전문성에서 그녀를 이길 자가 과연 있을까? 이서아는 잠깐 고민하더니 별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인혁 씨, 그러면 약속해요. 생일 파티에 동행해서 이번 위기 넘기면 빚 다 갚은 거예요.” “그래요!” ... 소인혁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 아니었다. 이서아의 확답을 듣자마자 친구들에게 떠들어댔다. 마침 그는 친구들과 술집에 있었다. “서아 씨 온대!” 안승원도 의외라고 생각했다. “이미 거절한 거 아니었어?” “여자들은 말이지, 밀당에 능하단 말이야. 근데 밀당이면 뭐다? 나 소인혁이지. 내일 아침에 바로 드레스 보내주고 예쁘게 꾸며줄 거야. 내 생일 파티에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게 말이야.” 안승원이 그런 소인혁을 힐끔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너 꽤 신경 쓴다?” “당연하지.” 소인혁이 구석에 앉은 한수호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수호 형, 형은 왜 아까부터 말이 없는 거야?” 한수호는 눈까풀을 살짝 들었다. 날카로운 오관은 참 잘생겼지만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는 덤덤하게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여진수는 소인혁에게 그런 한수호를 가만히 놔두라고 했다. “수호 저녁에 본가 가서 식사했대. 아니면 여길 왜 왔겠어?” 이 말에 눈치가 무딘 소인혁도 바로 입을 다물었다. 한수호는 매번 본가로 들어갈 때마다 아버지와 계모를 마주해야 했고 그런 날이면 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니 나와서 술을 마시는 거지 아니면 이렇게 그들과 시간을 때울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수호의 가족 관계는 늘 긴장감이 맴돌았다.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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