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장 심리전

주용진의 한쪽 얼굴은 자갈진 흙탕물에, 다른 한쪽 얼굴은 신강인의 구둣발 밑에 눌려 이를 갈며 저주를 퍼부었다. “젠장! 네가 그렇게 대단하면 차라리 날 죽여! 아니면 언젠가 네 놈을 찾아가 이 다리 복수를 할 테니까!” 신강인은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발밑에 힘을 가해 주용진을 밟아 1cm 더 내려앉게 했다. 그는 데이터 검측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주용진이 구석에 잠복해 그를 기습하려고 했다. 안타깝게도 다리 하나가 부러진 그는 신강인의 적수가 되지 않았고 아주 쉽게 쓰레기 밟듯 발바닥에 밟혔다. 평소 같으면 대낮에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신강인은 자신의 신분을 내세워 그에게 손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 주용진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오늘 계속 어젯밤 한수호와 이서아의 대화 때문에 저기압이었다. 게다가 주용진이 그날 밤 이서아를 납치하고 약을 먹이지 않았더라면 이서아는 한수호에게 끌려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면 신강인이 공들인 꽃도 시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신강인은 허리를 굽히고 속삭였다. “내가 널 왜 죽여? 네가 죽는 것보다 못한 고통을 안고 살아야 더 재밌지.” 이서아는 차 안에서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신강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을 수 없었지만 짓밟는 태도와 몸짓으로 보아 그녀가 아는 신강인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문득 그날 밤 한수호가 그녀에게 누가 주용진의 다리를 부러뜨렸는지 아느냐고 물었던 게 떠올랐다. 그녀는 한수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주용진 다리...” 한수호는 바로 이 장면을 위해 그녀를 데려온 것이다. 정작 자신은 별로 흥미도 없이 눈을 반쯤 감고는 여유롭게 말했다. “맞아, 신 교수 짓이야.” 신강인이 맨손으로 운전기사를 쓰러뜨려 자백을 강요한 일에서부터 한수호는 그가 절대 쉬운 사람이 아니란 것을 눈치챘다. 주용진의 다리가 부러진 시기도 너무 미묘해 그는 신강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임정우의 일도. 그래서 어젯밤 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