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장 자극하다

이서아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난 삶은 계란 안 좋아하는데 계란 장조림도 똑같은 효과가 있을까요?” 한수호가 차갑게 웃자 신강인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리쳤다. “서아 씨!” “나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교수님은 왜 안 믿어요? 마치 저한테 무슨 일이 있기라도 바라는 사람처럼. 아니면 제가 보증서라도 쓸까요? 아무 일도 없다고?” 그녀가 말하기 싫어하니 신강인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또 신하윤을 돌보러 가라고 부추기니 그는 몇 분간 굳어 있다가 결국 한숨을 쉬며 일어섰다. “저녁에 갖다 줄게요. 계란 장조림 원한다고 했죠?” “네, 고마워요.” 신강인이 병실을 나서는 순간 평소 온화하고 성격 좋은 모습과는 정반대로 안색이 빠르게 싸늘해졌다. 하지만 한수호는 침대 머리에 착 달라붙어 입꼬리를 올리고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왜 도움 청하지 않고? 신 교수가 못 도와줄 것 같아? 아니면 우리 과거에 대해 알까 봐 두려워?” “그런 거 아니에요.” 이서아는 다시 침대에 누워 덤덤하게 말했다. “난 대표님이 교수님을 곤란하게 할까 봐 두려워요. 차라리 내가 곤란할지언정 교수님이 조금이라도 상처받는 건 원하지 않아요.” 한수호 입가의 미소가 점점 굳어졌다. 안 그래도 그가 옆에 있던 조명을 꺼버려 원래부터 어두운데 지금은 완전히 심연에 삼켜진 것 같았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 “다시 한번 말해봐.” 이서아는 일부러 못 들은 척하고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잤다. 소유욕에서든 뭐든 간에, 어쨌든 그는 그녀와 신강인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와 이야기할 때 자꾸 신강인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왕 신경 쓸 거면 확실하게 신경 쓰라고 하지 뭐.’ 그를 자극했다고 생각하니 이서아는 가슴을 막고 있던 숨결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방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한수호의 상처는 이유도 없이 좀 심하게 아팠다. 그의 링거병 안의 수액이 비어서 기계가 자동으로 간호사 스테이션에 알리고 간호사가 들어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