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장 여자친구

이서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의 자료를 모두 정리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그러니까 신 교수님은 제 업무가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스타 그룹 사람들과 만나기 싫어할 것 같아서 그러신 건가요?” “이렇게 말하니 내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사람 같군요.” ‘정말 그러지 않은 걸까? 보통 상사가 직원의 감정을 배려하려고 이렇게까지 하진 않는데.’ “신 교수님,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괜찮습니다. 일이 끝나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이 업계는 좁아서 스타 그룹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피할 수는 없잖아요.” 이서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스타 그룹은 이제 저에게 아무 의미도 없어요.” 그녀가 이렇게 단호히 말하자, 신강인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은 함께 저녁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에는 신 교수의 팀원들이 많이 참석했다. 연구팀장이 길을 안내하며 웃고 떠들다가 방의 문을 열었을 때, 이서아는 안으로 들어오는 그 남자를 보고 순간 멈칫했다. 오늘 두 번째로 한수호를 보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서아가 소매 단추를 채워주었던 캐주얼 차림을 벗고, 검정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팀장이 팀원들을 소개하며 이서아를 신 교수의 조교라고 소개할 때, 그의 시선이 차갑게 그녀를 스쳐갔다. 이서아는 오늘 한씨 가문에서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뭐가 너한테 내가 널 놔줄 거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 거지?’ 이서아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이후의 모임에서, 한수호는 더 이상 그녀를 보지 않았고, 모두가 협업에 집중했다. 이서아는 그들의 회의 내용을 기록하여 나중에 정리해야 했다. 이번 협업이 성사된 것은 스타 그룹이 신강인 팀의 연구에 투자하는 대신 그들이 개발하는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상호 이익이 되는 합리적인 거래였다. 스타 그룹은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익이 없다면 굳이 많은 돈을 연구에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아직 양측의 조건이 맞지 않았고, 스타 그룹은 연구팀의 자율성을 제한하려 했다. 신강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