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며느리
한수호가 창문을 내리고 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을 창밖으로 내밀어 담뱃재를 털면서 앞자리에 앉은 조인영에게 말했다.
“가서 병원 CCTV 확인해서 가져와.”
이서아와 김하나가 백은하를 때린 그 영상을 말한다. 다른 사람이 입수해서 인터넷에 터뜨리는 날이면 고의 상해로 입건될 가능성이 있다.
조인영이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서아 엄마 주치의와 백은하 아버지 주치의 불러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서아 엄마의 주치의가 바로 백은하 아빠의 주치의였다.
심장 이식 집도의면 병원에서 꽤 높은 직급이었고 제일 병원 심장외과에는 집도의가 두 명 있었다.
평소 같으면 송 닥터가 온갖 시건방을 떨었겠지만 한수호 앞이라 차에 타지도 못하고 우산을 들고 밖에 선 채로 한수호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장기 기증사이트는 남녀노소 순서도 아니고 데이터 입력 순서도 아닌 환자 상태에 따라 이식받을 장기를 분배하기에 누구도 관여할 수 없습니다.”
“진영자 환자의 생존기가 아직 반년 이상 남았고 백철호 환자의 생존기가 일주일밖에 안 남았기에… 비록 백철호 환자의 데이터를 이틀 전에 입력했지만 이런 원인 때문에 진영자 환자보다 일찍 이식수술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가끔 발생하기도 해요.”
송 닥터의 뜻은 병원과도 주치의와도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묵묵히 듣고 있던 한수호가 손목을 창문에 걸쳐놓으면서 담뱃재를 바닥에 털었다. 그러자 담뱃재가 빗물을 따라 떠내려갔다.
“환자 상태에 따라 분배한다. 그렇다면 환자 상태를 위독이라고 사이트에 올리기만 하면 무슨 이유든 간에 제일 먼저 기증받게 되겠네요. 맞나요?”
송 닥터는 한수호의 말이 무슨 뜻인지 한참 생각하더니 그제야 이해했는지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한… 한 대표님, 환자 상태는 환자의 진단서에 따라 입력하는 것이지 저희가 맘대로 수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경증을 중증으로 입력하고 그런 일을 저희는 절대 못 하거니와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진영자 환자나 백철호 환자나 저희에게는 똑같은 환자이지 특별한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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