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장 귓불 아래 빨간 점

성우 로펌에서 나와 스포츠카에 올라타자마자 여진수가 한수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호야, 방금 권소혜 로펌에서 누굴 만났는지 알아?” “어?” “이 비서.” 아까 머릿속으로 그렸던 상황을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이 비서가 권소혜한테 무슨 자문을 구하러 왔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네가 이 비서의 취직을 방해해서 열받아서 널 고소하러 온 거 아니야?” 한수호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한 손으로 이마를 잡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때 한수호가 말했다. “다른 변호사를 찾았다면 문제가 없겠는데 권소혜한테 의뢰했다면 머리 아플 거야. 이 여자 상당히 골 때리거든.” 한수호는 그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자 여진수가 낄낄대며 말했다. “우린 친구잖아. 암만 힘들어도 내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있어.” 그때 한수호가 화제를 돌렸다. “결혼식 날짜 정했어?” “우리 엄마가 오래 끌면 변수가 많다고 다음 달 5일로 정했어. 내가 너한테 사회 부탁하려 했는데 우리 엄마가 네가 노총각이라고 불길하대. 그래서 승원이한테 부탁하려고.” 한수호가 감탄하면서 말했다. “모두가 다 알지만 승원이와 승원이 여자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10 년동안 연애하면서 헤어진 적이 없잖아. 우리 중의 모범이야.” 그렇게 이것저것 몇 마디 나누다 전화를 끊었다. 그때 한수호는 조인영한테 알아보라고 했던 일과 방금 여진수가 한 말이 생각나 책상 위에 놓인 차 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서아는 로펌에서 나와 곧바로 슈퍼에 가서 과일과 여러 가지 건강 제품을 사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병원 일 층에 도착해서 꽃도 한 다발 샀다. 그녀는 먼저 카운터에 가서 어제 다친 간호사가 어느 병동에 입원해있는지 알아봤다. 그러자 카운터에 있던 간호사가 한눈에 이서아를 알아보고 물었다. “어제 난동 부린 그 남자 가족 맞죠?” 이서아가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강 간호사에게 사죄하러 왔어요. 어느 병동에 있는지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사죄하러 왔는지 행패 부리려 왔는지 어떻게 알아요? 절대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