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손이 빨개졌는데, 그녀는 마치 통증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날 쳐다보았다.
“강주환, 너 언제부터 담배 피우기 시작한 거야?”
임세린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진지했다. 그녀의 두 눈에는 감춰지지 않을 정도로 초췌했지만, 그 안에 내가 모르는 또 다른 감정이 들어있었다.
난 그대로 얼어버렸다.
임세린의 이렇게 진지한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언제부터냐고? 너한테 쫓겨난 그날 밤.”
임세린의 진지한 눈빛에 난 참지 못하고 지난번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난 정말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속일 필요도 없었다.
내 말을 들은 임세린은 잠시 얼어버렸다. 내 대답을 예상못 한 모양이었다.
“설아 그때?”
그녀는 확실하지 않은 듯 다시 한번 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치 넋이라도 나간 거처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가 왜 이런 반응인지 이해가 안 갔다. 그냥 담배를 피운 것 뿐이지 않나? 비록 폐에 안 좋긴 하지만.
하지만 난 거의 죽은 사람이랑 다름이 없었다. 그렇기에 담배 조금 피우는 것도 괜찮았다.
웃기네. 담배의 효력이 발동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죽을 텐데.
난 속으로 자신을 비웃으며 또 손을 내밀고 한 대 더 피우려고 했다.
담배란 참 좋은 물건이었다. 연기는 분명 자극적인데, 피우기 시작하면 마음속에 쌓여 있던 일이 전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 다시는 피지 마. 내가 허락 못해.”
임세린은 내 손에 있는 담배랑 담뱃갑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뭐 하는 거야?”
난 이해 안 가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또 왜 이러는 거야?
난 담배도 못 피우는 거야?
“내가 너 데리고 일할게. 이러면 너도 유강우를 질투 안 하겠지. 그때 되면 너도 알게 될 거야. 나랑 유강우가 그런 사이 아니라는 거.”
임세린은 설명하지 않고 다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이힐을 밝으며 나갔다.
난 제자리에서 피식 웃었다.
내가 유강우를 질투한다고? 그럴 리가?
강주환은 더 이상 이전처럼 이런 걸 신경 쓰지 않아.
쓰레기통에 버려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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