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난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감았다. 심지어 듣고 싶지 않아서 귀를 막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움직일 수가 없어서 그러는 건 불가능했다. “싸다고요? 임세린 씨, 당신은 강주환의 아내예요. 미친 거예요?” 추재은의 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바로 이때, 간호사들이 날 밀고 들어갔다. “다들 비켜 주시죠. 수술은 성공했지만, 며칠 휴양하거든요. 그러니까 가족분이 좀 잘 보살피세요.” 그들은 병실 안의 사람들에게 분부하면서, 날 병실 제일 중간에 있는 자리에 밀어놨다. 병실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임세린, 박겸, 그리고 추재은마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는 조용해졌지만, 나한테 집중된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주환아, 좀 어때?” 한참 후, 추재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는 늘 그렇듯 배려심 있고 남을 걱정해 주었다. 마치 이전의 임세린처럼. 나는 자는 척하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다들 나가 봐.” 추재은을 이어 임세린이 입을 열었다. 지금 임세린이 어떤 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투만 들어도 아무 관심 없다는 게 느껴졌다. 방금 들은 임세린의 매정할 말이 또 생각났다. 순간 너무 아파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난 지금 어떡해야 하지? 깨어나서 연기를 해야 하나, 아니면 계속 자는 척해야 하나? 속으로 이런 자신이 우스웠다. 결국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자는 척하기로 했다. 물론 자는 척하는 것도 어려웠다. “우릴 내쫓고 주환이한테 무슨 짓 하려고?” 박겸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 남편이야. 너희가 관심할 필요 없는 거 같은데? 특히 추재은 씨!” 임세린의 차가운 말투가 들려왔다. 그리고 병실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마 다들 나갔겠지. 순간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내 몸이 조여오면서 누군가 날 안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내 얼굴을 천천히 만지면서, 심지어 촉촉한 무언가가 내 얼굴에 떨어졌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난 약간 의아해했다. 심지어 이게 착각인 거 같았다. 설마 임세린인가? 하지만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