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임세린의 오해에 내 마음이 살짝 아팠다. 그녀에게 설명해 보고 싶었지만, 전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 그럼 뭔데? 네 말은 설아가 날 속였다는 거야? 네 말을 믿을 거 같아? 박설아보다 네 말이 더 의심스럽거든.”
“아침에 선물까지 주고 왔는데, 이게 바로 네 보답이야? 그만해. 네 변명 듣고 싶지 않으니까, 내일 나랑 육세훈한테 사과하러 가자.”
말을 마친 임세린은 전화를 끊었다. 전혀 나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옆에 있던 박겸의 얼굴이 빨개졌다.
“임세린 정말 상황을 판단할 줄 모르는 거야? 네가 어떤 성격인지 몰라? 그래도 몇 년을 결혼한 사이인데, 네가 먼저 도발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는 이렇게 말하며 내 핸드폰을 뺏어서 다시 임세린에게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핸드폰을 등 뒤에 두면서 그의 행동을 피했다.
그러자 박겸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전화 다시 걸 필요 없어. 임세린을 너무나도 잘 알아. 걔가 인정한 일이라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을 거야. 특히 내 말은 더더욱.”
난 고통스럽게 두 눈을 감았다.
“그럼 내가 말하면 되잖아.”
박겸은 한심한 내 모습에 약간 화가 났다.
바로 이때, 내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임세린이었다.
“너 지금 어디야? 내가 지금 돌아갈게. 진작 육세훈이랑 사고해야 이 일이 빨리 지나가지.”
내가 전화를 받자마자, 임세린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내가 입을 열려는 찰나, 박겸이 바로 핸드폰을 뺏어갔다.
“임세린 나야, 박겸. 주환이 지금 나인 병원에 있어. 얼른 와서 사인 좀 해.”
“사인? 주환이한테 무슨 일인데?”
임세린의 믿을 수 없는 말투가 똑똑하게 들렸다. 아마 먼저 사람을 친 사람이 지금 수술을 앞두고 있을 줄 예상 못 한 모양이었다.
난 내 자신을 비웃었다. 심장이 약간 아프면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임세린은 박설아의 말은 무조건 믿네!
한 침대에서 몇 년이나 같이 잔 내 말의 신빈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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