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내가 돈을 이체한 지 2분도 채 안 지나서 박겸은 전화를 걸어왔다.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주는 거야?”
“재은이의 빚을 갚아야지.”
난 간단하게 대답했다.
“내 뜻이 그게 아니라는 걸 알잖아. 4억이야, 너 너무 많이 보냈어.”
“남은 돈은 네가 가져. 나와 절교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받아.”
난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난 박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박겸은 아마 그 돈을 다시 돌려줄 것이다. 하여 난 그의 행동을 미리 방지했다.
내가 2억을 남긴 이유는 갑작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내일과 사고 중에 누가 먼저 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비록 난 가끔 사고를 갈망하는 편이지만, 인간이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타고난 것이다.
난 택시를 부를 필요가 없었다. 임세린이 오늘을 위해 차 한 대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바로 유강우였다.
이번 미팅은 유강우가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갑자기 나한테 넘어왔기에 유강우는 운전기사가 되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분위기도 숨이 막혔다.
난 뒷좌석에 앉아, 때로는 창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때로는 앞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유강우는 운전석에 앉아 줄곧 백미러에 비친 나를 노려보았다.
난 유강우의 눈빛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왜 나한테 악의를 품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마 나와 임세린의 스킨십 때문인가? 아니면 임세린은 이제 유강우와 함께 그 짓거리를 할 시간이 없어서인가?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임세린의 법률상 남편은 나였고, 악의를 품는다 해도 내가 품어야 마땅하다. 지금 바람을 피우고 있는 사람은 내 아내이기 때문이다.
“형, 요즘 누나와 사이 좋아 보이네요.”
한 길거리를 지나가던 중, 유강우는 갑자기 이런 말을 던졌다.
난 유강우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몰랐고,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예의 때문에 여전히 짧게 대답했다.
“네.”
유강우는 웃었다. 그의 웃음은 어딘가 섬뜩해 보였고 핸들을 잡은 손은 뼈마디가 보였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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