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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임세린은 내 술잔을 빼앗아 잔에 든 술을 내 얼굴에 뿌리고, 처참한 몰골을 바라보며 즐겁게 웃었다. 이러한 행동은 셀 수도 없이 많았고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파티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그 파티를 주최한 사람은 상업계에서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고, 인맥을 넓히고 자원을 교환하기 위하여 연 파티였다. 임세린은 비록 디자인 업계의 신인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초대를 받았다. 임세린은 당연히 갔고 나도 데리고 갔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기회가 없었다. 그때 임세린이 데리고 다니던 사람은 유강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홀로 집에서 임세린이 어떤 요리를 좋아하는지 연구해야 했다. 그때의 내가 이런 기회를 가졌다면 아마 좋아 날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 마음속에는 온통 불안과 두려움뿐이었다. 특히 요즘 많은 괴롭힘을 당한 후부터, 이런 고급 장소에서 임세린이 나한테 대체 어떤 짓을 할지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사실 난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고급스럽고 일 얘기를 나누는 장소에서 사적인 복수를 하지 않을 것 같았으니, 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줄곧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임세린이 날 끌고 모두 여자인 테이블에 앉는 순간 모든 게 달라졌다. 그리고 일부러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추재은도 그 테이블에 있었다. 나와 임세린이 의자에 앉자마자, 한 여자가 다소 의아한 말투로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임 회장님. 이런 비즈니스 파티에도 남편분과 함께 오시는 걸 보니까, 정말 사랑하시나 보네요.” 난 당연히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만약 상대한테 망신을 주고 상대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강요하는 게 사랑이 맞다면, 임세린은 날 사랑한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그 말을 신경 쓰지 않았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임세린이 이제 곧 하게 될 말 때문에 개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임세린은 그 여자의 말을 듣고 급히 대답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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