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비록 집에는 나 혼자 있는 게 아니라 고용인들도 있었지만, 난 사람의 생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난 내 정신이 또 변화가 생길 것 같았다.
‘안 돼! 그건 안 돼! 막아야 해!’
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심지어 오랫동안 듣지 않았던 디자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임세린은 내가 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됐는지, 너무 늦게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우울한 표정이었고 자주 멍하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난 임세린의 그런 모습에 마음이 아팠고, 해명하기로 결심했다.
하여 어느 날 밤을 골랐다.
“세린아, 너 요즘 많이 피곤해 보여, 일 때문에 그래?”
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조금씩 천천히 얘기할 생각이었다.
난 임세린의 딱 봐도 예민해 보이는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민감한 화제를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말을 꺼내기 전에는 적어도 조용했지만, 입을 열자마자 임세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갔고 예쁘지만 비웃음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왜 피곤한지 몰라서 물어? 이게 네가 원하는 거잖아.”
“넌 참 독해. 그렇게 나한테 잘 보이려 애쓰더니,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졌을 때 바로 찬물을 끼얹었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나쁠 수가 있어? 내 말 맞지?”
임세린의 마치 어둠 속에서 속삭이고 있는 독사 같았고, 난 등골이 서늘했다.
난 입을 열고 해명하려 했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진실을 말하기 전까지는 절대 이런 보복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난 조금 망설였다.
처음에는 임세린한테 내 상황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걱정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보니 난 너무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았다.
내가 처음부터 다 털어 놓았더라면 아마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난 한편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미친 듯이 자신을 질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귓가에 들려오는 임세린의 언어 고문을 듣고 있었다.
머리에 산소가 부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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