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그렇군. 그래. 내일 저녁 꼭 집으로 와서 내 아들을 봐줘. 도대체 얼마나 센 악귀인지 밤만 되면 우리 아들을 괴롭히고 있어. 그리고 너희 삼촌 엄마도 밤만 되면 마음이 불안해하고 매우 무서워하는 것 같아.”
김수철은 자기 아들을 괴롭히는 게 분명 원한이 깊은 강한 원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고정태가 이번에 쓴 평범한 부적으로는 진압할 수 없었다.
“아라야, 네가 장난감을 사오라고 했고 심지어는 여자아이 장난감이었는데, 혹시 이번에 우리 아들에게 붙은 게 여자아이 귀신인 거야?”
김수철이 물었다.
마침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고 고아라는 천천히 차를 멈추며 김수철에게 되물었다.
“삼촌, 진실을 듣고 싶으신가요?”
“당연하지.”
“사부님과 아직 집에 가보지 않아서 막내아들에게 붙은 게 무슨 원혼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사부님의 부적은 3일이 지나니 그 효력을 잃게 되었어요. 그런 거로 봐서 확실히 강한 기운의 원혼인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말이에요. 삼촌, 이건 정말 제 추측일 뿐이지만 막내아들에게 붙은 원혼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명인 것 같아요. 삼촌 엄마와 막내아들을 낳기전에 연속으로 몇 번이나 임신중절 수술을 하셨다고 했었죠?”
그 말을 들은 김수철은 갑자기 마음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지금 두 딸과 아들 한 명으로 총 세 명의 아이가 있다.
첫째 딸은 전문대를 다니고 있고 둘째 딸은 중3 학생이고 막내아들은 지금 7개월 된 갓난아이다.
하지만 막내아들은 부부의 세 번째 아이가 아니라 여섯 번째 아이였다.
부부는 아들을 낳기 위해 세 번째 아이부터 임신 4개월이 넘으면 몰래 병원에 가서 성별 검사를 의뢰하고 여자아이면 바로 임신중절수술을 했다.
그렇게 세 명의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태아의 형태가 갖쳐졌지만 여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묵살당했다. 그리고 여섯 번째 아이가 바로 지금의 막내아들이었다.
아들을 낳은 부부는 그때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 아들이 있는 사람들 앞에서도 더 이상 주눅들지 않았고 딸만 있는 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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