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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설인아는 입을 살짝 오므렸다. 하시훈이 오늘 발생한 일들을 알아챈 눈치였다. 그녀는 하시훈의 품에서 나오자 하시훈은 굳어진 표정으로 예쁜 아내를 바라보았다. 설인아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하지 마. 난 그렇게 연약한 사람이 아니야. 그냥 이번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어서 그래.” 예전에 그녀는 설형우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했지만 이제부터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하시훈은 물끄러미 설인아를 바라보았다. 백지성은 이미 모든 상황을 자초지종 알려주었다. 그는 꿋꿋한 설인아를 보자 가슴이 아팠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마 하늘이 무너진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하시훈은 저도 모르게 천천히 말하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설인아를 바라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여긴 영원히 당신의 집이야.” 이 순간 설인아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코끝이 찡해졌다. 피는 물보다 짙다고 하지만 길에서 갑자기 만나고 결혼한 남편보다도 못했다. 설인아는 더 이상 참지 않고 하시훈을 와락 끌어안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시훈의 몸이 굳어진 것을 느꼈다. 설인아는 그제야 하시훈이 이 인사를 듣기 싫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러고 나서 한숨을 내쉬면서 하시훈에게 말했다. “하시훈.” 하시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설인아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진지한 마음으로 고맙다고 한 거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거든. 그동안 나는 장난감처럼 그들의 손에 놀아났지만 오직 당신만이 나에게 잘 대해줬어.” 하시훈의 차가운 기운이 점점 사라졌다. 설인아는 계속 말을 이어가면서 진지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특히 지금 나타난 당신은 나에게 구원을 의미해. 그래서... 정말 고마워. 하시훈, 나타나 줘서 고마워, 있어 줘서 고마워.” 하시훈의 눈빛이 점점 착잡해졌고 마음에 에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설인아를 껴안으면서 등을 토닥거렸다. 토닥토닥, 천천히 다정하게 토닥토닥해 주자 설인아의 원래 답답했던 심정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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