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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설인아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 고개를 들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하시훈을 바라보니 그의 눈빛은 조금 전보다 더 차가워져 있었다. 뭘 잘못 말한 것일까? 하지만 이때 차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더니 남자가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역시 청난이구나.” 청난은 성격이 냉담하고 인간미가 없다고 들었는데... 역시 청난이였다. 설인아는 다시 멍해졌다. “시훈 씨... 왜 그래?” 하시훈은 싸늘한 얼굴을 유지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설인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며 차 안의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뜨렸다. 휴대폰을 꺼낸 설인아는 발신자가 나문숙인 것을 보자 눈빛이 어두워졌다. 나문숙이 왜 갑자기 전화를 하는 거지? 잠시 망설인 설인아는 통화 버튼을 누른 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전화기 너머의 나문숙은 설인아의 태도에 개의치 않은 채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아야, 언제 집에 돌아올 거니?” 설인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은 아직도 그녀를 나 회장의 아들에게 시집보내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 건가? 설인아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돌아갈 거예요.” 눈빛이 차가워진 하시훈은 입술을 꽉 다문 채 운전을 계속했다. 나문숙은 얼굴이 바로 굳었지만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고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인아야...” 하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설인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앞으로 전화하지 마요.” 설인아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나문숙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 어떤 기회도 줄 수 없었다. 소파에 앉아 끊긴 전화를 본 나문숙은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조금 전까지 보여줬던 가식적인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 탁! 손을 들어 휴대폰을 내리치자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며 순식간에 부서졌다. 나문숙은 이를 악문 채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년이!” 소파에 앉아 금방 한 매니큐어를 보던 설연우는 고개를 들어 나문숙을 바라보며 예상했다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거절당했지? 그럴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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