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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장

말이 끝나기 무섭게 웬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한 말들 제가 다 녹음해 뒀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죠. 그나저나 말 끝마다 손에 장을 지진다는데 혹시 그게 취미입니까?” 비서 김민우가 너스레를 떨며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 그 말에 여자가 발끈하며 이를 사리 물었다. “나한테 그런 취미가 있든 말든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자신 있으면 이기든가.” “좋습니다, 대신 미리 묻죠. 된 거로 준비해 드릴까요, 묽은 거로 준비해 드릴까요.” “뭐, 뭘 믿고 우리가 질 거라 확신을 해요. 지희가 꼭 이길 거라고요.” 김민우 때문에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진 여자를 보고 강서현이 피식 웃었다. 그녀가 곁에 있던 차재욱을 바라봤다. “너 때문에 김 비서님까지 물들었잖아, 전엔 저런 사람 아니었는데.” 강서현의 손을 만지작대는 차재욱의 눈엔 애정이 그득했다. “사모님이 당하고 있는데 보고만 있다가 나한테 해고 당하라고?” “헛소리 좀 그만해, 다시 무대 오르면 돌아간다고 한 게 다야. 아직 절반도 못 왔거든.” “내 옆에 오든 말든 강진 그룹 사모님 타이틀은 늘 널 위해서만 남겨둘게. 이것만큼은 평생 가도 안 변하니까 걱정 마.” 귓가를 간지럽히는 차재욱의 뜨거운 숨결과 간드러진 목소리에 강서현은 일순 온 ㅁ몸에 소름이 돋았다. 귓불도 덩달아 후끈거리기 시작했다. 그걸 본 차재욱이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강 선생님, 귀가 왜 이렇게 빨개? 쑥스러워서 그런가?” “장난 그만하고 결과 나오는 거나 봐.” 스크린에 심사위원들의 투표 결과가 나타났다. 손지희는 앞선 모든 심사위원들의 표를 다 받아냈다, 이제 남은 건 허성빈 하나. 여자의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어렸다. 분명 허성빈이 제게 투표할 거라 확신해서다. 예현의 디자이너인데다 그와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친구로서 한 표를 선사하지 않는다는 건 어르신이 들어도 발끈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녀가 강서현을 힐끗 쳐다봤다. “후배, 네 능력 증명할 방법 없으면 이번엔 내가 이기겠다.” 강서현이 긴장한 기색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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