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장

차재욱이 입매를 당겨 웃으며 강서현에게 속삭였다. “그럼 애들 몰래 하면 되지.” 입원해있던 며칠 내내 그는 온갖 구실들로 강서현에게 접근했다. 그때만큼은 서현이 거절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아서다. 이번 기회에 제게 일으키는 거부 반응도 치료해 보려 했더니 꽤나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강서현은 더는 그를 밀어내지 않는다. 벌써 뽀뽀를 몇 번이나 했는데도 군말 없이 다 받아줬다. 차재욱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기도 했다. 아이 앞에서 스킨십을 해버린 강서현은 얼굴이 화끈거린다. “차재욱, 적당히 해.” 말을 끝낸 여자가 안으로 들어갔다. 눈에 띄게 가까워진 아빠 엄마 사이에 차현승도 내심 기분이 좋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얄궂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빠, 그런 식으로 엄마한테 접근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아?” 차재욱이 코웃음을 치며 아들의 머리를 콕 찍었다. “네가 뭘 알아, 여자 붙잡으려면 가끔은 이렇게도 해야 된다고. 너 이제 크면 아빠가 노하우 싹 다 전수해 줄게, 어때?” “됐어, 그런 케케묵은 스킬을 뭐 하러.” “이 자식이, 너 얼마나 대단한지 지켜본다 내가. 그때 가서 네 와이프 놓치고 나한테 사정이나 하지 마.” “그럴 일은 없거든.” 세 사람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거실로 들어갔다. 그날 밤, 강서현은 차현승과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 준비를, 차재욱은 콩이와 방에서 그림 그리기가 한창이다. 상당히 추상적인 그림인데도 그는 콩이가 표현하려는 뜻이 뭔지 알아챌 수 있었다. 딸이 원했던 건 아빠 엄마가 있는 행복한 가족이다. 그림에서 활짝 웃고 있는 아이만 봐도 콩이의 바람이 얼마나 큰지가 엿보였다. 차재욱이 고개를 숙여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딸, 아빠가 꼭 엄마 붙잡아서 행복한 가족 돼주겠다고 약속할게.” 애송이가 그를 향해 자그마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빠 화이팅!” “그래, 화이팅.” 이때, 차재욱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가 밖으로 나왔다. “대표님, 사진에 있던 건물 말입니다. 성안 보육원에 있는 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