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장

거의 붙다시피 가까워진 거리 탓에 뜨거운 숨결이 뒤엉켰다. 아찔한 자세가 강서현의 머리털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그녀가 차재욱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잠긴 소리로 말했다. “차재욱, 나 배고파.” 극도로 긴장한 모습에 차재욱이 고개를 들어 강서현의 귀를 어루만졌다. “기다려, 언젠가는 나 미친 듯이 사랑하게 만들 거니까.” 두 손으로 이불을 꽉 움켜잡는 강서현이다. 4년 전의 그녀가 그러했다, 차재욱을 너무도 열렬히 사랑했던 탓에 비참한 결말을 맞이해야만 했다. 어쩌면 이번 생에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는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서현은 눈가에 담긴 감정들을 숨기려 눈을 축 드리웠다. 그렇다고 그 속을 모를 리 없었던 차재욱이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상관없어. 내가 너 사랑하게만 해주면 이번 생엔 그거로 충분해.” 접시를 받쳐든 그가 면을 포크에 감아 입으로 호 불었다. “자, 이젠 안 뜨거울 거야.” 강서현이 본능적으로 주춤 물러나며 안절부절못했다. “나 혼자 먹을 수 있어.” “안돼, 넌 지금 환자야. 내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아들이랑 딸이 나한테 맡긴 중요한 미션이거든. 못 믿겠으면 지금 애들 깨울 테니까 네가 직접 물어봐.” 접시를 내려두고 밖으로 나가려는 차재욱의 손목을 강서현이 덥석 잡았다. “시간이 몇 신데, 깨우지 마.” “그럼 내 말 들을래 안 들을래?” 차재욱이 아이들을 앞세우고 있다는 걸 안다, 또한 그녀가 거절하면 정말로 아이들을 깨울 사람이라는 것도 잘 안다. 입술을 잘근 씹던 서현이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차재욱의 입꼬리가 말려올라갔다. “진작 이러면 얼마나 좋아. 자, 얼른 먹어. 네가 좋아하는 반숙 후라이도 추가했어.” 그가 조심스레 계란 후라이를 집어 강서현의 입가에 가져갔다. “하루 종일 굶었잖아, 얼른 나아야 주말에 있을 연회도 같이 갈 거 아니야.” 그저 뭐라도 먹이기 위해 꺼내든 핑곗거리인 줄로만 알았던 강서현은, 주말이 되어서야 그 연회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했다. 전국의 내놓아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