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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장

이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올 것이 왔다는 걸 직감했으나 차재욱이 이렇게까지 가혹할 줄은 미처 몰랐다. 집안 투자자 모두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니. 그가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강서현을 바라봤다. “잠깐 처리할 일이 있어서, 넌 애들이랑 있어.”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서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봐, 아직 결혼식 몇 시간이나 남았잖아.” 방에서 나온 이준이 바로 연락한 상대는 차재욱이다. 한참만에야 차재욱의 서늘한 음성이 들려왔다. “드디어 날 찾네, 예상보다 한 시간이나 늦긴 했지만.” 이준이 입술을 꽈악 오므렸다. “이런 식으로 나더러 서현이 포기하게 하려는 겁니까?” “아니면?” “전에도 말했죠, 내 1순위는 언제나 서현이라고. 난 집안 때문에 서현이 내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마음 접으라고 이젠.” 차재욱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그럼 결혼식 때까지 버틸 수 있나 두고 볼게. 그 집안 떠나면 네가 무슨 자격으로 서현이 옆에 서.” “서현이가 그런 걸 신경이나 쓸 줄 알아요? 차재욱, 당신 생각만 내가 다 비참해. 4년을 같이 지냈으면서 아직도 서현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잖아.” “그래, 자신 있으면 그렇게 보고만 있어. 후계자 자리 퍽이나 가지겠다!” 그 말을 끝으로 차재욱이 전화를 뚝 끊었다. 그는 지금 큰 걸 내걸었다, 이준은 분명 집안을 위해 그에게 고개를 숙임과 동시에 강서현과의 결혼식도 취소하리라고.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재떨이에도 담배꽁초가 켜켜이 쌓였다. 아직까지도 차재욱의 귀에 결혼식 취소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 “대표님, 한 시간 뒤면 결혼식입니다. 이대로 갔다간 그쪽에서 파산 당할지도 모르는데 투자 철회 이어갈까요? 강서현 씨가 알면 대표님 용서치 않을까 봐 걱정 됩니다.” “그래도 남이랑 결혼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 한창 얘기를 나누던 찰나, 누군가 사무실 문을 뻥 차고 들어왔다. 씩씩대며 달려든 송재형이 단숨에 차재욱의 멱살을 휘어잡고 주먹을 날렸다. “차재욱, 네가 재주 없어서 네 여자 놓쳐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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