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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장

이걸 보면 설령 차재욱에게 미련이 남은 강서현일지라도 마음을 접겠지. 오늘 밤만 지나면 진이나가 곧 진정한 차씨 집안 사모님이 된다. 많은 걸 잃은 게임이라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그녀다.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닌가. 강서현을 이준에게 보내 걸림돌을 제거했을 뿐만 아니라 차재욱을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 기회까지 찾아왔다. 천천히 몸을 숙인 진이나의 거칠고 조급한 숨결이 차재욱의 얼굴에 닿았다. 목소리에서마저 흥분과 희열이 느껴졌다. “재욱아, 내가 편하게 해줄게.” 손을 뻗어 차재욱의 셔츠 단추를 풀려 할 때였다. 일순 의식을 잃었다 여겼던 그가 두 눈을 번쩍 떴다. 이윽고 서슬 퍼런 시선이 곧게 날아들었다. “진이나, 무슨 짓이야!” 스산함이 감도는 남자의 음성에 진이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넋이 나가 차재욱을 빤히 쳐다보던 그녀는 한참만에야 숨을 몰아쉬며 쭈뼛쭈뼛 말했다. “너, 너 취해서 불편해 보이길래 셔츠 풀어주려고.” 차재욱이 손목을 잡아 여자를 땅에 내팽개쳤다. 베개에 얼굴이 짓눌린 진이나가 울며 거듭 애원했다. “재욱아, 이거 놔. 질식해 죽어, 나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 맹세할게.” 손을 놓긴 커녕 차재욱은 외려 힘을 가했다. 숨이 깔딱거려 곧 죽을 것만 같았던 진이나는, 손과 발을 이용해 쉬지 않고 발버둥쳤다. 애석하게도 무용지물이었고 차재욱은 전혀 손에서 힘을 풀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진이나의 생존 욕구가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차재욱을 손에 넣기도 전에 제 목숨을 먼저 바칠 순 없는데. 이때, 진이나의 휴대폰 알림이 울린다. 힐끗 눈길을 돌려 강서현인 걸 확인한 뒤에야 차재욱은 손에서 힘을 풀었다. 휴대폰을 가져와 메신저를 확인하니 짤막한 문자 하나가 와있었다. [소원 이룬 거 축하해.] 강서현의 답장을 보고 나서야 진이나가 직전 보낸 그 사진을 확인했다. 차재욱의 얼굴이 심하게 이지러진다. 그가 딴 여자와 있는 걸 보고서도 강서현의 태도는 겨우 이게 전부다. 정녕 티끌만큼의 관심도 없는 걸까? 그 바람에 차재욱의 원망과 증오도 한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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