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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장

진이나는 사진을 들여다보며 분에 겨워 부들부들 떨었다. 전 차재욱을 위해 모든 걸 잃었는데 정작 그 남자는 허구한 날 딴 여자 뒤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닌다. 그럼 이 헌신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게 아닌가? 휠체어 손잡이를 꽈악 움켜쥔 진이나의 눈가에서 울화가 치밀었다. “차재욱, 넌 내 거야. 평생 내 남자라고, 강서현이랑 붙어먹을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여자가 차재욱 일가의 사진을 갈기갈기 찢어냈다. 이내 곁에 있던 비서에게 묻는다. “이현택은 언제 온대?” “오늘 밤 여덟시 비행기라고 합니다.” “공항으로 간다.” 차재욱이 강서현을 그리도 애지중지 아낀다면 타깃을 바꾸면 그만이다, 그래도 똑같이 남자를 되찾을 수 있으니까. 이현택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 경성 왔으니까 저녁에 얼굴이라도 보자.” 뜻밖의 소식에 이준은 다소 놀란 모습이다. “아버지, 경성엔 웬 일이세요?” “너 도와주려고 왔지. 이대로 보고만 있었다간 너 평생 독신으로 살까 봐 그래.” “엄마가 뭐라고 하셨는데요?” “네 엄마가 안 알려줬어도 차재욱 그 놈이 가만히 있었겠어? 친히 나한테 연락해서 콩이가 제 딸이라더라, 너랑 강서현 약혼도 가짜고 녹음 파일까지 있대. 이건 나더러 너희 둘 파혼시키라는 거잖아. 준이 너 강서현 좋아하는 거 안다. 더 이상 애 못 낳는 게 뭐 어때서, 우리 그렇게 고지식한 부모들 아니야. 너만 좋아하면 우린 무조건 응원하지.” 이준의 마음 한편이 따뜻하면서도 씁쓸하다.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강서현이 아직도 그 턱을 넘지 못한 게 문제지. “저희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두 분은 걱정 마세요. 괜히 일 다 망칠까 봐 무서워요.” “이 멍청한 놈아, 여자 붙잡으려거든 머리를 써야지. 그렇게 얌전하기만 하면 잔머리 굴리는 차재욱을 무슨 수로 상대해. 됐고, 차 탈 테니까 얼굴 보고 얘기하자.” 통화를 마치고 막 차에 타려는 이현택 앞에 휠체어를 민 진이나가 나타났다. “아저씨, 오신다고 말씀이라도 하시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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