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장
무거운 얼굴의 남자가 차재욱에게로 다가와 묵직한 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서현 씨 과다 출혈이야, RH 혈액형 피가 많이 필요한데 여기 있는 건 다 썼거든. 다른 병원에서 가져온대도 최소 40분은 기다려야 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재욱이 제 팔을 걷어 올렸다.
“나 RH 혈액형이야, 내 피 뽑아.”
“안돼, 너 혼자로는 역부족이야.”
“그럼 더 뽑아, 될 때까지.”
급박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를 소익현이 도로 앉혔다.
“죽고 싶어? 지난번에 산모한테 800CC나 수혈했잖아, 이론상으로 따지면 반년 동안 수혈 금지야.”
차재욱이 단숨에 그의 멱살을 휘어잡았다.
“야 소익현, 강서현만 살면 돼, 서현이만 살리면 된다고 알아 들어?!”
강서현이 감내한 고통이 얼만데, 절대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목숨을 맞바꾼대도 강서현은 살려야겠다.
그 말이 하필이면 다가오던 진이나의 귀에 들어갔다.
휄체어 손잡이를 잡은 그녀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가며 눈가엔 질투가 어렸다.
강서현을 위해 이젠 목숨마저 내놓겠다는 건가?
제 교통사고 때에도 본 적 없는 남자의 모습이다.
그렇게 사랑한다 이거지?
그럼 평생 못 만나게 하며 되겠네.
휠체어를 끌고 다가간 진이나가 살며시 그를 불렀다.
“재욱아, 무슨 일이야?”
진이나의 출현과 동시에, 차재욱의 눈가엔 경멸이 차올랐다.
“꺼져!”
윽박지르는 소리에도 진이나는 놀라긴 커녕 싱긋 입매를 당겼다.
“RH 혈액형 필요하다며, 나도 그 혈액형인 거 잊었어? 필요하면 내가 수혈해 줄게.”
차재욱의 새까만 눈동자에 어둠이 깃든다.
그해, 강서현을 포기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두 번 다신 같은 일을 재현하고 싶지 않다.
“조건은?”
진이나가 남자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나랑 결혼해, 그렇게만 해주면 내가 강서현한테 수혈할게. 재욱아, 네가 손해볼 건 없어.”
차재욱이 진이나의 옷깃을 덥석 잡았다, 그에게서 얼음장 같은 시린 음성이 흘러나온다.
“꿈 깨!”
외려 진이나가 입매를 비틀었다.
“재욱아, 강서현이 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