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차재욱의 다정한 눈길이 강서현의 얼굴을 더듬었다.
“제 와이프가 마음에 든다면 전 문제 없습니다.”
원장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들이 참 바르다 싶었더니 다 두 분 사이가 각별해서였네요. 화목한 가정 분위기가 있어야만 아이는 더 바르게 클 수 있습니다. 두 분은 본보기나 다름없으세요.”
서현은 지금의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할지 모르겠다.
이런 칭찬은 결국 다 훔쳐온 게 아닌가.
그들의 가정 분위기는 정반대다, 더군다나 둘이 함께 지내지도 않는데.
그래도 콩이를 위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다.
“마음에 들어요, 다음 주부터 보낼까 봐요.”
원장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
“너무 잘 됐네요, 이런 행복한 가족이 저희 유치원에 합류했다는 건 더없는 영광입니다. 선생님, 사모님, 저희 입학 절차 진행하러 가시죠.”
원장실로 간 세 사람, 강서현이 카드를 꺼내드니 차재욱이 단번에 손목을 잡았다.
그가 싱긋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넌 사인만 해, 이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강서현이 반박하려 하니 남자가 귓가에 대고 나직히 속삭였다.
“사모님, 나한테 기회를 주면 안될까?”
차재욱의 입에서 직접 듣는 ‘사모님'은 남들에게서 듣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쏙쏙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가장 뜨겁고 열렬했던 시절, 그가 자주 불러줬던 애칭이다.
한번 부를 때마다 서현의 심장 역시 쿵 내려앉곤 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예뻤던 기억에 대한 아픔만 남았다.
눈꺼풀을 늘어뜨린 여자가 카드를 도로 가방에 넣었다.
입학 절차를 마치고 교실로 왔을 땐, 콩이가 두 외국인 친구들과 놀고 있는 모습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소통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제야 바짝 긴장하고 있던 몸에서 서서히 힘이 풀렸다.
강서현의 어깨를 감싼 차재욱이 귀에 대고 나직히 말했다.
“걱정 마, 우리 딸 얼른 적응할 수 있을 거야. 또래들끼리 통하는 게 많으니까 회복도 빠를 거고.”
티 나지 않게 그의 손길을 피한 서현이 콩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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