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이 술의 가치는 4천만 원이 넘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구정혁이 수장을 하는 가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구정혁이 이 술을 수장하는 원인은 이 술이 제일 비싸고 독한 술이기 때문이다.
건방져 보이는 구정혁은 술을 엄청 좋아했다. 게다가 독한 술일수록 더 좋아했기에 술장의 대부분 술은 모두 구정혁의 물건이었다.
차한빈은 백금 술병에 담은 용설란을 건네 받고 열어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따뜻한 집?> 소정 씨는 방송에서 몇 일 있는데?"
말을 마치자마자 방 문이 열렸다.
동시에 문 쪽 방향을 보았고, 운동복을 입은 여민석을 보자 두 사람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구정혁이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서 놀란 채 입을 막았다. "여민석, 네가 오다니! 대박 신기. 전에 술 마시자고 했을 때는 싫다고만 하더니, 오늘은 여자보다 형제들이냐?"
여민석은 방금 운동을 마치고 온 것 같았다. 평소에 꼼꼼히 다듬은 머리카락이 지금은 푹신하고 자연스럽게 내려와 소년스러워 보였다. 거만하고 위엄이 있는 사장님 모습에서 햇살처럼 따뜻하고 착한 옆집 오빠가 된 기분이었다.
여민석은 소파에 앉아있는 차한빈을 흘긋 봤다. 그리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쪽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자자자, 한빈아, 술 줘. 지난 번에 우리 이렇게 모인게 벌써 3년 전이야. 미리 말해두는데, 이번에는 여자일로 싸우지 말자고." 구정혁은 혼잣말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몸에서 항상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는 차한빈의 얼굴이 처음으로 차갑게 식었다. 주변의 차가움과 엄중한 분위기가 서로 겨루는 것 같았다. 아무도 지지 않는다.
구정혁은 술을 잘 따라서 그들이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너희 둘이 뭐야! 계속 이럴 거야? 여자때문에 그 동안 쌓은 의리를 버릴 거냐고?"
"그러게, 항상 냉철하던 여민석 대표가 여자한테 매달려 있다니..." 차한빈은 구정혁의 술을 건네받고 들이켰다.
여민석은 어두운 얼굴색을 하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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