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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장

“유소정, 우쭐거리지 마. 민석의 마음에는 내가 있어. 아무리 어르신이 좋아하는 손자며느리가 당신이래도 뭐 어쩔 거야? 이 사생….” 사생아라는 말이 끝을 맺기도 전에 유소정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내려쳤다. “짝.”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소정은 굳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백은서 씨. 아까 얼굴에 엄청 큰 모기가 있길래, 화나신 거예요?” “너!” 유소정은 더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 그녀를 잡아끈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백은서의 얼굴을 가린 그녀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성안 병원으로 향했다. “유소정 씨! 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 백은서는 손을 들어 얼굴을 덮은 옷을 내렸다. 아무런 힘이 없는 그녀는 그대로 훌쩍 들려서는 휘청이며 차에 타는 수밖에 없었다. 유소정이 막 입을 열려는데 기사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당신이 백은서입니까?” “아, 네, 맞아요. 사인해 드릴까요?” 백은서는 곧바로 재벌가 영애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목소리마저도 부드러워졌다. 기사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본 뒤 비웃음을 흘렸다. “불륜녀 주제에 연기는? 무슨 천재 어쩌고 제일의 영애라는 호칭들 다 여 대표가 만들어준 거지? 쪽팔리게!” “예쁘게 생겨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그래 봤자 손가락질이나 받는 불륜녀지!” 기사는 욕설을 퍼부으며 차에 시동을 걸더니 유소정에게 말했다. “저기, 차 문 좀 닫아줘! 난 남의 가정 파탄이나 내는 불륜녀를 손님으로 받고 싶지 않아서요! 괜히 차가 더러워질라!” “네? 아!” 유소정은 얌전히 택시 차 문을 닫았다. 기사는 고맙다고 한마디 한 뒤 말을 덧붙였다. “저기요, 그냥 얼른 다른 일 알아봐요. 저런 사람을 위해서 일하다간 언젠간 보복당해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유소정은 웃음을 참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백은서의 더러운 얼굴에 짜증이 스치더니 유소정을 향해 눈을 부릅뜨며 불만을 투덜댔다. “당신이 밖에서 헛소리하는 거죠?” 유소정은 상대도 하고 싶지 않아 다시 택시를 잡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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