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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장

서재. 여민석이 서재로 막 들어가자마자 여태식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민석아, 네 고모 일을 네가 좀 처리해야 할 것 같아.” “무슨 일인데요?” 여민석은 책상 옆에 있는 의자에 가서 앉았다. 그는 여태식의 말에 조금 의이해했다. 그는 여태식이 유소정의 편을 들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여진화를 위한 일이었다. 여태식은 어젯밤 서재에서 펑펑 울던 여진화의 그 구슬픈 모습을 보고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녀는 구정혁을 좋아했다. 바람둥이처럼 밖에서 많은 남자들 곁을 맴돌았던 이유 역시 구정혁처럼 애인을 사귄 경험이 많은 여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아주 잘 어울린다고 그녀는 생각했었다. 여태식은 간단명료하게 여진화의 생각을 말했다. 순간, 그는 마치 몇 살이나 더 늙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 일은 너만이 네 고모를 도울 수 있어.” “할아버지께서는 제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세요?” 그 말에 여태식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가서 한 번 확인해봐. 구정혁에게…” 여태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민석은 휴대폰을 꺼내 구정혁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여태식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는 잠시 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민석아, 이게 무슨 짓이야?” “바보야, 내가 보고싶어서 전화했어?” 스피커폰을 통해 구정혁의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민석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여태식을 빤히 쳐다봤다. “우리 고모가 널 좋아해서 너한테 시집가고 싶대.” “날 좋아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 아니야? 나를 보는 사람마다 다 나를 좋아하게 된다고. 잠깐.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네 고모가 나한테 시집오고 싶어 한다고?” 구정혁은 처음에는 자기 자랑만 하다가 나중에서야 깜짝 놀라 되물었다. 여태식은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휴대폰을 쳐다봤다. 여민석이 직접 물어봤으니 이런 방법도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응.” 여민석은 나른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앉았다. 휴대폰 너머, 구정혁은 자기 침에 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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