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장

[빅 뉴스! 경성 부잣집 아가씨가 밤에 첫사랑 픽업, 옛사랑 되살아난 듯!] 기사 사진에는 비가 많이 내리는 공항에서 흰 치마를 입은 여자가 웃으며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의 품에 안기는 것이 보였는데 남자가 그녀의 머리 위로 우산을 기울여 조심스럽게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수많은 네티즌에 의해 열광적으로 리트윗되었고 많은 사람은 기사 사진에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박시원은 뉴스 사진을 확대와 줄임을 반복했지만 여자의 표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 누군가 다가와 그에게 물었다. “손님, 저희 레스토랑 곧 문 닫을 시간인데 계속 기다리실 건가요?” 우르릉! 창밖에서 천둥소리가 나더니 비가 점점 더 크게 내렸다. 박시원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창문 유리에 그의 무표정한 얼굴이 비쳤다. 오늘은 그의 생일인데 그의 이번 생일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이번 생일을 위해 그는 보름 전에 송수아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또 꼬박 하루를 들여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골랐다. 이어 새벽 5시에 일어나 정성껏 단장한 뒤 송수아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들고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의 생일이지만 모든 것을 그녀의 취향을 우선시했다. 송수아는 오지 않았지만 박시원은 그녀가 바쁘다는 것을 알고 감히 방해할 수 없어 계속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환한 가로등이 켜질 때까지, 웨이터가 몇 번이고 와서 언제 음식을 내올지 물어볼 때까지 기다렸다. 그 정교한 요리가 점점 식을 때까지, 그리고 그의 열정적인 마음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여전히 오지 않았다. 박시원은 기사에 뜬 가냘픈 여자를 바라보며 입가에 자신을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결혼 5년 동안 그는 그녀를 몇 번이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매번 기대에 부풀어 시작했다가 결국 허탈하게 집에 돌아갔다. 그 사람만 나타나면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다. 5년 동안 그녀와 함께한 남편일지라도 말이다. 박시원은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아 더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일방적인 결혼 생활을 계속 유지하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는 미소를 지으며 웨이터를 올려다보았다. “아니요. 그만할게요. 요리에 손도 안 댔는데 우산 하나랑 바꿔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는 우산을 쓰고 택시를 잡았다. 흐릿한 비안개를 바라보며 그는 차창에 기댄 채 생각이 점점 깊어졌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박시원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고아로 살았다. 송씨 가문의 지원이 없었다면 공부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시골에서 나온 후에도 마음속으로 송씨 가문의 은혜를 잊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선 파티에서 그는 송수아를 만났다. 그때 그녀는 높은 자리에서 도도하게 앉아 있었는데 불빛이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가늘 게 뜬 눈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였고 온몸에는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만큼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는 듯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녀의 책상 앞에 놓인 명패를 본 그는 용기를 내어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여자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테이블 앞의 샴페인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시더니 시큰둥하게 그에게 용건을 물었다. 박시원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지난 몇 년간 송씨 가문의 지원에 감사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은혜를 갚겠다는 말에 그녀는 술에 취해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가볍게 웃었다. “은혜를 갚는 다고? 명예와 권세, 재물은 모자라지 않고, 대신 데리고 나갈 남자가 한 명 필요한데 몸으로 때울래?” 그 순간 그는 많이 놀라고 당황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그래.” 프러포즈도, 결혼반지도, 결혼식도 없었고 외부에 알리지도 않은 채 간단하게 혼인신고를 했다. 어쩌면 너무 쉽게 얻어서 결혼 후에 그녀가 자신에게 이렇게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혼한 지 5년, 그는 줄곧 그녀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그녀는 마음을 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야 그녀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허민준, 그녀의 첫사랑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에 만나 사랑을 나누었지만 결국 허민준의 출국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송수아는 그를 잊은 적이 없다. 박시원은 자신이 그녀의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았다. 처음 만난 날 그녀가 자신에게 결혼을 제안한 날은 바로 허민준이 해외에서 결혼 발표를 한 날이다. 그들의 신혼집은 처음에 그녀가 허민준과 함께 봤던 그 별장이었다. 그들이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레스토랑도 그녀가 처음으로 허민준에게 고백한 곳으로 선택했다. ... 너무나 많은 우연으로 인해 그녀에 대한 그의 사랑도 조금씩 식어갔다. 딩동. 문자 알림음이 그를 갑자기 생각에서 깨게 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검은색 프로필 사진을 한 사람이 말 한마디 보내온 것을 발견했다. [오늘 일이 있어서 못 가. 내년에 같이 생일을 보내자.] 박시원은 피식 웃었다. ‘내년? 송수아, 우리에게 내년은 없어. 우리의 결혼은 오늘로 끝이야. 결혼은 네가 제안했지만 이혼은 내가 제안할게.’
이전 챕터
1/27다음 챕터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