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거울에 비친 자신의 자랑스러운 얼굴도 이젠 젊지 않았다.
실패한 결혼 생활을 거치면서 그가 마음에 들어 했던 여자들도 그를 남편 후보군에 올리지 않았다.
이제 그는 송수아에게 매달려야 다시 부잣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순순히 송수아의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아래층에 있던 홍지민은 송수아가 혼자 내려온 걸 보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왜 혼자 내려왔어? 시원이는? 왜 민준이가 대신 무대에 섰어?”
송수아는 불쾌한 표정을 거두며 조용히 말했다.
“엄마, 시원이는 지난 번에 물에 빠져서 몸이 안 좋아요. 열이 지금까지 잘 내리지 않아 방에서 좀 쉬게 했어요. 그리고 민준이는 체형이 비슷해서 대신 나가 달라고 부탁했어요.”
홍지민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먼저 가서 손님들에게 인사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와인잔을 들고 연회석으로 향했는데 그때 흐느끼는 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수아야.”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손님들은 저마다 고개를 들었고 심지어 송수아의 부모님도 위층을 올려다봤다.
그녀가 돌아서서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흰 양복턱시도을 입은 허민준이 계단 입구에 서서 흐느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홍지민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졌다. 경호원에게 허민준을 끌고 가라고 하려던 순간,
허민준이 계단을 따라 내려와 그녀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수아야, 오늘 너랑 결혼한 건 나잖아! 왜 내려와서 술을 권하라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짧은 한마디에 하객들은 순식간에 사연을 알아차리고 낮은 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더는 평온을 유지할 수 없던 송수아는 그의 손을 덥석 잡고 나지막이 말했다.
“민준아, 네가 성질부릴 때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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