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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장

“봐봐요, 먹고 싶은거 있나.” 지태준이 메뉴판을 보여줬고 대충 훑어보던 신다정이 말했다. “지훈 씨가 말한거로 시킬게요!” 지태준이 피식 웃어보이자 반지훈이 말했다. “역시 지태준이 잘 골랐네요! 어쩜 다 아가씨가 좋아하는 것들만 골랐는지!” 신다정이 의아해하며 지태준을 바라봤지만 그는 딱히 설명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이때, 웨이터가 들어와 조심스레 말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게살 두부 재료가 소진됐다고 해서요. 같은 가격대 다른 음식으로 바꿔드려도 될런지......” 그러자 반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뭐요? 예약까지 해뒀는데 없다뇨?” 단 한번도 술자리 메뉴 선정에 실패해 본적이 없건만 이게 무슨 터무니 없는 경우람? “다른 손님들이 먼저 예약하셨는데 주방에서 통계를 잘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대신 저희가 두가지 음식은 무료로 올려드리겠습니다.” “됐고 어느 방입니까? 당장 가서 따지게!” 그러자 신다정이 반지훈을 말렸다. “됐어요,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저 해산물도 안 좋아해요.” 그건 박시언이 좋아하니까 따라서 먹어줬던거지 사실 해산물의 비린 냄새라면 역겨워질 정도였다. “비린내 싫어하는거 알고 지태준이 특별히 게살 두부 시켜준건데요! 아 짜증나네!” 울그락 불그락 화를 내는 반지훈을 뒤로 하고 신다정이 덤덤하게 말했다. “대왕 꽃게로 바꿔주시죠.” “네, 지금 바로 주문 넣겠습니다.” 신다정이 턱을 괴고 반지훈에게 말했다. “꽃게가 게살 두부보단 낫겠죠?” 그 말에 그제야 차분함을 되찾는 반지훈이다. “저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요.” 문을 열자마자 게살 두부를 받쳐들고 끝방으로 향하는 웨이터를 마주한다. “아가씨, 화장실은 이쪽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이힐을 신고 복도 맨 끝으로 향하던 신다정이 마침 방 안에 꽉 차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보아하니 꽤나 큰 술자리 같았다. “아가씨, 여기에요.” 웨이터가 다시 한번 귀띔을 해줬고 그제야 코너에 있는 화장실을 발견한 신다정이다. 밖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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