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아! 내 초고화질 98인치 티비!”
반지훈이 헐레벌떡 달려가 스크린을 움켜쥐고 한탄을 하며 지태준을 살벌하게 노려봤다.
“저 미친 놈이! 이게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 건줄 알아? 지 기분 나쁘다고 내 티비를 부숴? 진짜 넌......”
“새로 사줄게.”
지태준의 무뚝뚝한 말 한 마디에 반지훈이 울음을 그치고 코를 훌쩍거린다.
“쳇, 인간미라곤 1도 없는 자식.”
지태준은 더이상 이 곳에서 반지훈과 쓸데없는 소리를 할 기분이 아니다.
“아가씨가 남편이랑 손 잡고 스킨십하는데 네가 왜 난리야? 좋은 마음으로 귀띔해주는건데 하루 빨리 아가씨 놔줘라.”
“저건 눈속임으로 연기한거라고.”
“학교에서 일부러 허성운한테 접근하는것도 그럼 연기겠네?”
“진작에 알았지.”
허성운이라는 여러모로 유용한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그대로 놔둘 신다정이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신다정은 벌써 며칠도 안 돼 허성운과 가까워 졌고 허성운은 이번엔 뒤에서 신다정을 도와주기까지 했다.
두 가문의 관계를 놓고 보면 신다정에게 구정물을 퍼붓고 책임을 묻는게 맞았다.
어쨌든 신다정은 박시언의 와이프니까.
허나 허씨 가문에서 그렇게 하지 않은걸 보면 허성운이 일부러 도와주려 했다는 가능성이 커진다.
“진작에 알았다면서 화도 안 냈냐!”
“허성운은 신다정이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거든.”
확신에 차 대답하는 지태준의 모습에 반지훈이 눈을 희번득인다.
어 그래그래 네 말이 다 맞다, 신다정이 좋아하는건 너같은 타입이라는 거겠지!
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당연히 그런 속심말을 내뱉을순 없었던 반지훈이 입을 열었다.
“어디 가서 내 친구란 말 하지 마!”
쪽팔리니까!
*
한편 최정애는 기자회견에 만족한듯 기분이 좋아보였다.
마침 집으로 돌아온 신다정과 박시언은 유씨 아주머니한테 음식을 더 준비해 오라는 할머니를 마주쳤고 이내 박시언이 신다정이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할머니, 여긴 웬 일이세요?”
“왜? 이 할미가 우리 손자랑 손주며느리 보러 오는것도 안 되냐? 너희들 오붓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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