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지태준은 사무용 의자에 앉아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신다정은 돌아가 생각을 좀 정리해 봤다.
손해찬은 어쨌든 작지만 기업가이고 몇천억은 쉽게 꺼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전부 자산을 꺼내 오수 구역을 사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어쩌면 그 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지태준일 수 있다.
신다정이 말했다.
“오수 구역의 땅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면 오수부터 처리해야 하기에 자금이 엄청 많이 들어갈 거예요. 그러니 지태준 씨는 아마 그 땅을 매입해 돈세탁 라인을 만들어 해외 검은 자산을 국내로 돌리려는 생각이겠죠. 내 말이 맞나요?”
“하지만 그 땅은 신다정 씨 소유가 되었어요.”
이것 역시 지태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몇천억을 들여 그 땅을 산다면 그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2조를 들여 사기엔 너무 불합리하다.
“솔직하게 말할게요.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신정 그룹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어떻게 보면 껍데기만 남았다고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자금을 돌리려면 그 땅이 꼭 필요해요.”
신다정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 말의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확실히 신정 그룹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생에 박시언은 점점 그녀에게 싸늘하게 대했던 것이다.
박시언에게 있어 이 결혼은 이익과 관련될 뿐이라 그녀가 가치를 잃게 되면 박시언도 더는 그녀가 필요 없게 된다.
지난 생에 신정 그룹이 쫄딱 망하자 박시언은 그녀를 쓰레기 버리듯 그대로 던져버렸다.
“신정 그룹을 맡을 생각이에요? 장난치지 말아요.”
반지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태준은 그에게 뜨거운 눈총을 보냈다.
그러자 반지훈은 다급히 말머리를 돌렸다.
“내가 신다정 씨를 우습게 보는 건 아니에요. 근데 신다정 씨 금융 전공이 아니잖아요. 게다가 경영도 배우지 않았는데 아무리 껍데기일 뿐이라 해도 그 큰 기업을 어떻게 운영해요. 게다가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겠어요?”
“알아요.”
“아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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