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박시언의 안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신다정은 굳어진 그의 몸과 문틈 사이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은 어두컴컴한 것이 거실에는 근사한 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옆에는 화사한 촛불까지 켜져 있었다.
순간 신다정의 표정도 굳어졌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이건 분명 최정애의 뜻이다. 어쩐지 백화점에서 나온 후 기어코 박시언에게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하더니 이런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신다정, 대단하네.”
“나랑 상관없어.”
신다정이 해명하려고 했지만 박시언은 이미 손에 들린 쇼핑백을 바닥에 내동댕이친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나버렸다.
그런데...
밖으로 나간 박시언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기사는 이미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신다정은 최정애의 의도를 완전히 알아차렸다. 오늘 두 사람이 함께 밤을 보내지 않으면 최정애는 절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헛수고하지 마.”
신다정이 말했다.
“난 방에서 잘 테니 당신은 거실에서 자.”
그러자 박시언은 신다정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더는 수작 부리지 마.”
말을 끝낸 박시언은 바로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박시언의 혐오에 가득 찬 눈빛에 신다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신다정,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박시언을 좋아한 대가야. 네가 아무리 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할 지라도 이 남자의 눈에 넌 그저 이 남자와 함께 있기 위해 수단만 부릴 줄 아는 형편없는 여자로 보일 뿐이야.
박시언의 눈에 신다정은 고작 그런 여자였다.
신다정은 식탁에 다가가 가득 차려진 음식을 쳐다봤다.
박시언은 입맛이 없겠지만 그녀는 하루 종일 최정애와 쇼핑을 하느라고 많이 피곤했다.
“정말 안 먹을 거야?”
“생각 없어.”
박시언은 대충 소파에 앉아 신문을 펼쳐 들었다.
신다정도 단지 예의상 한 번 권한 것뿐 이미 고개를 숙이고 식사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조용해지자 박시언은 고개를 들었다.
신다정은 분명 예전과 많이 달라졌는데 딱히 어디가 달라졌는지 말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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