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나이트 클럽을 나서자마자 이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신다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전화가 참 빨리 왔네. 강금희가 물었다. "박시언이 널 찾아?" 박시언 얘기가 나오자 허성운의 얼굴은 바로 어두워졌다. 허성운은 앞으로 나아가 신다정의 휴대폰을 가로채며 눈썹을 찌푸린 채 말했다. "받지 마!" "장난하지 말고 빨리 줘!" 신다정이 휴대폰을 돌려받으려는 순간, 허성운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 "신다정은 지금 나랑 같이 있어요! 별일 없으면 전화하지 마세요!"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신다정은 순간 멍해졌고, 강금희도 그의 말에 멍해졌다. 그 사이, 이미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신다정에게 휴대폰을 넘겨주는 허성운의 표정은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어리둥절해진 신다정은 허성운이 넘겨주는 휴대폰을 받아쥐었다. 지금 허씨 가문에서 허성운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있다고 둘러대려 했던 신다정은 어떻게 박시언이 이 사실을 믿게 할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허성운이 나서서 직접 이 비서에게 말해버렸다. 놀란 강금희는 말까지 더듬었다. "너......박시언이 널 찾아와서 난리 치면 어떡해?" "뭐가 두려워?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있잖아." 허성운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자신 없는 듯 다시 말했다. "내 말은, 무슨 일 생기면 우리 형이 있으니까, 박시언은 우리 형을 어쩌지 못할 거라는 뜻이야." 그의 말을 들은 강금희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지능 지수가 다 마이너스야! 그녀의 바보 동생과 똑같았다! 한편, 이 비서는 전화가 끊긴 휴대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안색이 어두워졌다. 차 안에 앉아 있던 박시언은 피곤한 듯 이마를 문지르며 물었다. "신다정 지금 어디 있어?" "대표님......사모님께서......" "말해!" "허성운 도련님이 사모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금 사모님과 같이 있다고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뜬 박시언의 눈에는 위험하면서도 예리한 빛이 어려있었다. "다정이가 아직도 허씨 가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