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서찬미에게 속는 건 오직 박시언 뿐이다.
하긴, 콩깍지가 씌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됐어요. 찬미 오늘 수업 있으니까 얘 학교부터 보낼게요.”
박시언은 서찬미에게 빨리 가자는 눈짓을 했고 서찬미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때 최정애가 또 싸늘하게 한마디 했다.
“나 오늘 다정이와 쇼핑 좀 할 거야. 너도 별일 없어 보이는데 우리 셋이 같이 가자.”
“찬미는...”
“이 비서한테 데려다주라고 해. 한성 그룹 대표가 품위를 잃어서 되겠어?”
최정애의 말이 떨어지자 서찬미는 결국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대표님, 이 비서님이 데려다주면 되니까 어르신 화나게 하지 마세요.”
서찬미는 예의 바르게 최정애를 향해 허리를 굽혔지만 최정애는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
박시언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내가 문 앞까지 바래다줄게.”
서찬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시언이 서찬미를 배웅하러 나가자 최정애는 신다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언이 아직 젊어. 저런 여우한테 홀리기 딱 좋은 나이지. 그러니 너도 더 신경 좀 써.”
신다정은 비록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두 사람이 빨리 더 가까워지길 바랐다.
“요즘 너 시언이 한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던데.”
최정애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빨리 시언이 마음 잡아. 두꺼비같은 아들이라도 하나 낳아야 저 자식 마음 잡을 수 있어.”
“명심할게요, 할머니.”
신다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마음을 잡기는 커녕 아이를 가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비록 두 사람은 결혼했지만 박시언은 그녀에게 한 번도 마음을 준 적이 없었고 심지어 한 침대에서 자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아이가 생긴단 말인가?
지난 생에 그녀는 갖은 수단을 써가며 어렵게 그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박시언은 서찬미를 제외한 외에는 아무도 그의 아이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스물일곱의 꽃다운 나이에 난산으로 수술대에서 비참하게 죽어버렸다.
심지어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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