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8장
지태준은 신다정을 왼쪽 가장 안 쪽 방으로 안내했다. 방문이 열리자 지태준이 신다정의 앞을 가로 막아서며 휘날리는 먼지를 막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신다정은 방의 상태를 볼 수 있었다.
3평 남짓한 방에 2층 침대가 세 개 있었고 침대는 녹이 심하게 슬어 있었다. 방 안에 다른 것은 없었고 다만 간단한 받침대만 몇 개 놓여 있었으며 그 위에 세숫대야가 있었다.
지태준이 왜 초라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볼 거 없어. 여기 더러우니까 이만 나가자.”
지태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신다정의 팔을 잡아당기자 신다정은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어느 침대를 썼는데?”
“여기.”
지태준이 제일 안 쪽 아래층을 가리키며 대답하자 신다정이 계속 물었다.
“태준 씨와 현제훈, 그리고 김영수 세 사람이 한방을 쓴 거야?”
“응.”
“다른 침대는?”
“우리가 마지막까지 있었어. 이 방에 우리 셋밖에 없었어.”
“평소 백씨 가문의 경호원으로 일한 거야?”
“응.”
신다정은 지태준이 썼다고 했던 침대로 걸어갔다. 안은 말끔했지만 방 안의 가구들은 많이 낡은 티가 났다.
작은 방 안에는 환풍기 하나만 있었고 선풍기조차 없었다.
이런 곳은 여름에는 무덥고 겨울에는 땅굴처럼 햇볕 한 점 없어 추울 것이다.
가장 힘든 것은 아마 봄과 가을일 것이다. 습하고 끈적거리는 공기 때문에 1초라도 있고 싶지 않은 곳에 지태준과 그들은 10년 넘게 살았다.
“빈민굴과 비교하면 여기는 천국이야.”
신다정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지태준은 앞으로 나와 신다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지금 행복하면 된 거 아니야?”
지태준은 신다정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가자. 여기 오래 있으면 불편해.”
시선을 아래로 내린 신다정은 지태준이 그녀의 손을 이끌고 가려 하자 갑자기 한마디 했다.
“태준 씨, 가끔 그런 생각해 본 적 있어? 다시 태어난다면 굳이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우리 모두 행복할 거라고 말이야.”
지태준이 신다정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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