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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장

말을 마친 마충재는 곧바로 부엌을 빠져나온 뒤 신다정과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다. 도마 위의 붕어를 쳐다본 신다정은 왠지 허탈함이 몰려왔다. 정확히 30분이 지난 뒤 마충재가 부엌으로 와서 어탕이 다 되었느냐고 묻자 신다정은 20분 동안 끓인 어탕을 마충재에게 건넸다. “김 대표가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어탕을 드셨으니 오늘 원기가 차고 넘치겠네요.” “그건 지씨 가문 사모님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마충재는 일부러 신다정의 말에 이렇게 대답한 뒤 어탕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에 있던 김영수는 마충재가 건넨 어탕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이게 뭐야?” “신다정 씨가 끓여준 어탕입니다.” “신다정이? 나를 위해 일부러 끓여줬다고?” 김영수는 믿기지 않는 듯 마충재를 바라봤다. 신다정이 언제부터 이렇게 친절했다고? “본인이... 해주고 싶다고 한 것이 맞아?” 김영수가 의아한 얼굴로 마충재를 바라보자 마충재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신다정, 그래도 양심은 있네.” 김영수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지만 스스로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어탕을 자기 앞으로 가져온 뒤 한 숟가락 떠서 입안에 넣자 감칠맛이 온 입안을 감싸더니 이내 사르르 녹는 듯했다. “맛은 괜찮네. 뭐, 그냥 그래.” “대표님... 그럼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마충재가 돌아서려 할 때 김영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신다정에게 고맙다고 전해. 호의는 고맙게 받겠다고 말이야. 하지만 어탕을 만드는 것이 번거로우니 앞으로 굳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고하고.” “알겠습니다...” 방을 나선 마충재는 때마침 계단을 올라오던 신다정과 마주쳤다. “김 대표가 어탕을 먹었나요?” “네, 먹었습니다.” “뭐래요?” “고맙다고 하십니다.” “뭐가 고마운데요? 일부러 해달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번거롭게 끓이지도 않았을 텐데.” “신다정 씨! 지 대표님이 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돌아가십시오.” 마충재는 신다정의 말을 안에 있는 김영수가 혹시라도 들을까 봐 두려웠다. 이때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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