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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장

몸매가 신다정과 비슷한 모델을 선택해 신다정이 옷을 입어보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드레스가 백 벌이 넘어요?” “천 벌이 넘어요.” 미처 드레스를 고르기도 전에 눈앞이 아찔해졌다. 이때 몇 명의 여자들이 신다정 앞으로 다가오더니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사모님, 이 웨딩드레스들은 모두 메인 연회 때 입을 드레스이고 2층은 술을 마실 때 입을 드레스입니다. 이번 결혼식에 12번 정도 갈아입으셔야 하니까 마음에 드는 드레스가 있으면 바로 고르십시오.” “열두 번 갈아입어야 한다고요? 무슨 결혼식에 드레스를 열 두 번이나 갈아입어요?” 아무리 그래도 열두 번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자 지태준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갈아입지 마.” “안 갈아입으면 안 돼!” 지정호가 지팡이를 짚으며 들어서자 사람들은 잇달아 옆으로 물러났다. 신다정을 본 지정호는 빙그레 웃으며 다가가 말했다. “열두 벌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야. 이 자식의 엄마도 열두 번이나 갈아입었어. 결혼은 일생에 한 번뿐인 큰일이야. 우리 손자며느리가 어디 가서 꿀리면 안 되지.” “하지만 할아버지... 저는 두 번째 결혼이에요.” “지난번에는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잖아. 그건 결혼이라고 할 수 없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신다정의 난감한 표정에 옆에 있던 지태준이 말했다. “웨딩드레스를 갈아입는 데 시간도 체력도 많이 걸려요. 다정이가 힘들면 안 갈아입어도 예쁠 것 같아요.” “네놈이 뭘 안다고 그래?”” 지정호는 당장이라도 손에 든 지팡이로 지태준의 얼굴을 찌를 기세였다. “웨딩드레스는 열두 벌 갈아입어야 해.” 말을 마친 지정호가 옆에 있던 여자들더러 웨딩드레스를 가지러 오라고 하자 두 직원이 웨딩드레스 하나를 들고 신다정에게 다가왔다. “프랑스 장인이 맞춤 제작한 메인 드레스로 5미터짜리 테일링 스타일이 포인트입니다.” “몇 미터요?” 신다정은 본인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가게 언니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5미터 테일링 스타일이요. 베일은 6미터짜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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