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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장

“낮에 여기 놓여 있는 약은요?” 신다정이 테이블을 가리키며 묻자 하녀는 그제야 말했다. “대표님이 버리신 것 같습니다.” “버렸다고요? 어디에 버렸는데요?” 하녀가 쓰레기통으로 시선을 옮기자 신다정은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쓰레기통을 뒤졌다. 그녀를 뒤따라온 강금희는 그 모습에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동서에게 이런 취미도 있었어?” 신다정은 이내 그 알약을 찾았고 아무런 대꾸도 없이 알약을 들고 방을 뛰쳐나갔다. “다정아! 신다정!” 강금희는 신다정을 무엇을 하려는지 몰라 얼른 신다정의 뒤를 따랐다. 서재에서 청산이 허성곤에게 업무를 보고하고 있을 때 ‘펑’ 하는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본능적으로 허성곤을 감싼 청산은 온 사람이 신다정인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사모님?” 신다정은 청산의 부름 따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허성곤의 앞으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허 대표님?” “왜...” 허성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신다정은 손에 있던 알약을 그의 입에 넣었다. “콜록! 콜록...” 허성곤이 목이 메어 하는 모습에 그제야 마실 물을 주지 않았다는 깨달은 신다정은 허성곤의 턱을 잡은 뒤 입을 틀어막으며 말했다. “당장 물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드세요!” 신다정이 손을 놓았을 때 허성곤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졌다. “나에게 뭘 먹인 거예요?” “약이요.” “무슨 약?” “허 대표님의 버린 그 약이요.” 그 말에 허성곤의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다. 청산은 오랜만에 허성곤의 얼굴이 이렇게 어두워진 것을 봤다. 허성곤이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오히려 담담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무슨 약인 줄 알고...” “알아요. 누구에게 줄을 서는지 결정하는 약이잖아요.” 신다정은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허 대표님이 먹기 싫어하니까 억지로 먹인 거예요. 떼를 써도 내가 떼를 쓰는 거지, 허 대표와는 상관이 없어요.” “신다정 씨...” “허 대표님, 화가 나면 그냥 나에게 벌을 줘요.” 신다정이 뻔뻔한 모습으로 허성곤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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