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6장

“그런데 확실히 눈에 익긴 했어.” 인형은 처음으로 그런 기분이 들었다. 마치 상대가 그녀보다 더욱 고귀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앞에서 그녀는 개미만도 존재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인형은 도발 당했다. 그녀는 일본 대지의 신이지만 상대는 뭐란 말인가? “내가 보기엔 기회를 찾아서 날 데리고 그 윤씨 일가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 인형은 노인의 시선을 마주했다. “정말로 나라를 지키는 건 윤씨 일가라고 볼 수 있어.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지. 그들은 백 년 전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난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간과하게 되었어. 윤씨 일가야말로 어쩌면 우리에게 진짜 도움이 될지도 몰라.” “제가 가보겠습니다.” 노인은 시선을 돌렸다. “내가 하라고 한 일이 있을 텐데 그 일은 왜 지금까지도 하지 않는 거지?” 오다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대사님, 전 이번에 좋은 소식을 전하러 온 겁니다. 예전에 발견했던 그 상서를 찾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노인은 며칠 만에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데려오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신분부터 잘 알아봐.” “내가 일부 토템도 보여줬지. 상서로운 기운을 지닌 것은 모셔 와야 해. 너무 난폭한 수단을 쓰면 안 돼.” 오다는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네!” “대사님, 그리고 요즘 진원이 생각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통제하기가 조금 힘든데 바꿔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원이 대사님의 신분을 폭로할까 봐 걱정됩니다.” 오다는 두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속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진택현과 달리 대사님의 신분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대사님을 뵙고 싶다고 했는데...” “봐야지.” 노인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안 보면 어떻게 기꺼이 남의 희생양이 되겠어? 시간을 잡도록 해.”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원한 상서야.” “그건 너희 성녀에게도 쓸모가 있어.” 인형은 한국 땅에 그녀의 신력을 회복하게 할 사람과 물건이 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