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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장 주상이 누구지

서지석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구렁이는 말도 많고 비린내까지 났다. 최근 계속 비가 내렸던 건 틀림없이 구렁이 때문일 것이다. 서지석은 본인이 직접 때려죽이는 편이 더 맛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진상철은 그를 위해 특별히 그릴도 준비해 주었다. 구렁이는 꽤 나이가 있는 듯했는데 진상철에게 먹인다면 몸에 아주 좋을 것이다. 서지석은 진상철에게 구렁이를 조금 나눠줄 의향이 있었다. 그래서 일단 구렁이를 소금에 절일 생각이었다. 서지석은 사물을 대할 때 항상 진지했다. 발 아래 중년 남성이 아무리 곡소리를 내도, 기세등등한 그의 작은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서지석은 잽싸게 검은색 가방 안에서 빨간 끈을 꺼내서 중년 남성을 묶었다. 혼돈을 마주친 것보다 더욱 무서운 일이 무엇일까? 그건 바로 혼돈이 요괴용 포승줄을 사용하는 법을 익힌 것이다. 교룡은 절망했다. 그는 혼돈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알지 못했다. 게다가 왜 그의 얼굴에 대고 소금을 뿌리는 걸까? 너무 짰다. 서지석은 육즙이 더 맛있어지고 구울 때 기름기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랐을 뿐이다. 구렁이가 서지석의 생각을 눈치채지 못하자 진희원은 마음씨 좋게 서지석의 목을 가리켰다. 혼잣말하는 듯한 작은 목소리는 교룡이 듣기에 아주 섬뜩했다. “혼, 혼돈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주상님, 주상님을 잊으신 겁니까? 겨우 구렁이인 절 먹어 치워서 주상님을 화나게 하면 안 되죠!” 교룡은 크게 소리 질러서 혼돈의 이성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다. “주상님께서는 혼돈님을 기다리고 계신다고요!” 교룡은 혼돈이 모든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교룡이 주상이라고 하자 서지석은 앳된 얼굴을 갸웃거릴 뿐이었다. 아마도 먹이가 너무 시끄러웠는지 서지석은 교룡을 또 한 번 때렸다. 교룡은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이때 그는 뭔가 번뜩 떠올라 고개를 들어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혼돈님을 못 알아뵀습니다. 수도자는 앞으로 선경에 올라야 하는데 한 번만 봐주십시오. 제발 멈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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