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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평범한 아이가 아니다

여태껏 일반 사람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던 장남준은 진희원이 고개를 드는 순간 눈꼬리가 변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대고 오만 방자하고 악독하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탕을 가지고 놀다 손끝을 튕겼다! 딱! 장남준의 다리가 풀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아!” 장남준은 너무 아파서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몸이 굳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말이 나오지 않고 손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 느낌은 마치 급소를 맞은 것 같았다. 그때 진희원이 그의 앞으로 다가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의대생이 가장 기본적인 4진도 못 보면서 제멋대로 진단을 내려요? 의사라는 신분은 남보다 대단하다고 으시대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도와주는 마음으로 병을 치료하고 환자를 구하는 거예요. 당신은 의술도 부족하고 의사로서의 품성도 부족해요. 오늘 이 무릎으로 준 선물은 받을게요. 당신 스승님 대신 부족한 사람 청소한 셈 치죠.” 진희원은 몸을 반쯤 숙인 채 그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니 거리에서 한두 시간 무릎 꿇고 있는 것도 괜찮겠죠?”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장남준은 소리쳤다. “폭행죄로 신고할 거예요.” 그의 말에 진희원은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증언할 사람 있어요? 장남준 씨, 당신 혼자 무릎 꿇은 거예요. 전 밀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쌤통이다!” 주변 사람들은 속이 다 시원했다! “아가씨가 학생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시비 걸지 마!” 처음부터 사람을 구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그였고 아가씨가 사람을 살리고 나니 비아냥거렸던 것도 그였다. 말끝마다 밑바닥층, 단명할 사람들이라고 하더니 뻔뻔스럽게 사과조차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아예 의대생이 될 자격이 없었다! 게다가 그들을 만만하게 보고 아가씨에게 시비까지 걸려고 했다! 아주머니들은 아예 큰 소리로 말했다. “여기 와서 구경하세요. 서울대 의대생이 배움이 부족해 무릎 꿇고 사과 중이에요!” “아니, 당신들!” 장남준의 얼굴이 빨개졌고 화가 나서 숨이 턱턱 막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용산구의 열성적인 아주머니들을 건드려서는 안 됐다. 아까 장남준은 여기가 어딘지 보지도 않고 소란을 피웠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장남준은 머리를 더욱 깊이 파묻었다.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더욱 음흉한 눈으로 진희원을 쳐다봤다! 같은 의료업계에 종사하다 보면 종종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는 이 망할 인간을 다시 만나면 반드시 제대로 갚아주리라고 맹세했다! 진희원은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만약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시간을 내어 그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도 상관없었다. 그보다도 수많은 아저씨 아주머니가 그녀의 연락처를 원했고 방금 그녀가 침을 놓는 모습을 본 그들은 심상치 않은 재주란 걸 알고 반드시 연락처를 받기를 원했다! 진희원은 거절하지 않고 한사람 한 사람 연락처를 추가했다. “아가씨, 아까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가족 중에 한의사 있어요?” 아주머니의 따뜻한 질문에 진희원은 김씨 가문 중에 유일하게 그녀에게 잘해줬던 할머니가 생각났고 적당한 말을 찾아 둘러댔다. “네, 저희 할머니가 한의사세요. 개인 의원도 차리셨어요.” “그렇군요. 그럼 나중에 내가 손님 소개해 줄게요!” “네.” 진희원은 의학 ‘전문가’의 티 하나 없이 예의 있게 감사 인사를 했다. 자신의 끈기로 도시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구조된 남자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조용히 모든 상황을 지켜봤고 반짝반짝 빛 나는 두 눈은 정말 귀여웠다. 진희원은 일을 끝낸 후 고개를 숙여 아이에게 물었다. “머리는 어지럽지 않아?” 남자아이는 고개를 흔들었고 턱을 들어 진희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살려줘서 고마워요. 누나가 없었다면 시우는 죽었을 거예요.” 남자아이의 목소리는 아주 달콤했고 커다란 눈에 얼굴은 하얗고 예뻤다. 아이는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네 이름이 시우야?” 진희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가족들은?” “저기 안에 있어요!” 남자아이는 말을 하며 손으로 뒤를 가리켰다. KS 호텔, 그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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