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2장

어쩌면 과거에 남은 그림자가 너무 커서인지, 진상철은 진희원이 그 인형을 접촉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진희원은 몇 가지 단서를 보관한 후, 진상철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진희원은 배도 고프고 피곤했다. 윤성훈이 미리 준비해둔 면이 있어서, 거리낌 없이 그것을 먹었다. 다만, 진희원은 자신이 윤성훈과 단둘이 있고 싶다고 요청했다. 세 오빠는 지켜볼 수 없었고, 그저 위층에서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었다. 진상철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너희 셋 다 조용히 해." 진상철은 진희원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 또 있는지 보고 싶었는데 이 셋은 계속해서 시끄럽게 굴었다. 진명호는 장난꾸러기 얼굴을 하고 말했다. "아니, 할아버지, 여동생은 아직 어리잖아요. 이렇게 믿는 거예요?" "안 믿어, 너희 중 누가 희원이를 불러올래?" 진상철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다 무섭지, 희원이가 사람을 불러들인 건데, 기분 나쁘게 하지 마. 경고한다." 진승기는 안경을 밀며 말했다. "여동생은 분별력이 있을 거예요." 진명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건 네가 차 안에서 사람을 제압하는 여동생의 모습을 못 봐서 그래. 여동생의 외모 집착 정도면, 아이고, 큰일이야.' 진희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눈앞에 매력적인 사람이 있으면, 진희원의 기운과 정신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게다가, 약혼자 몸에서 나오는 자색 기운은 사람을 살리는 기운이었다. 진희원은 면을 다 먹은 후, 자신의 옆에 있는 소파를 툭툭 쳤다. 윤성훈은 그 모습을 보고 눈에 웃음을 머금었다. "잠깐만요, 먼저 아줌마에게 그릇을 치우게 하고요." 진희원은 윤성훈에게 인내심이 있었다. 주로 윤성훈이 나간 동안 원아에게 물어볼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두드려도 염승전이 효과가 없었다. '그렇게 무서운가?' 진희원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자, 윤성훈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번엔 바로 진희원의 옆으로 다가와 한 손으로 넥타이를 풀며, 고귀하고 금욕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사람들을 다